'대어 따상'은 옛말…파두, 뚜껑열어보니 공모가 하회

2023-08-08 08:35

사진=파두 로고CI


8월 최대어로 꼽혔던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첫 ‘조단위 대어’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부진에서부터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7일 파두는 상장 첫날 공모가(3만1000원) 대비 10.97%(3400원) 하락한 2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파두는 개장 직후 공모가 대비 15.16% 하락한 시초가(2만6300원)를 형성한 뒤 장 초반 17%대(2만5000선)까지 내려 앉았다.
 
좀처럼 힘을 받지 못했던 주가는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시초가 대비 10% 하락한 2만7000원 후반대까지 올라섰다. 해당 주가는 오후장까지 이어졌다. 

이날 파두의 시가총액은 1조3020억원으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1조5000억원)보다 13%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파두의 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오버행) 이슈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이날 주가가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파두는 상장 당일 유통물량이 전체 주식의 40%(1870만4445주)에 달한다.

앞서 파두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서도 362.9대 1의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범위 최상단인 3만1000원으로 확정했지만, 저조한 경쟁률 탓에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날 수 있을지 시장의 우려를 샀다. 

투자자들은 이전부터 파두의 기업가치가 작년 말 프리IPO 때보다 50%가량 증가한 것에 대해 불만을 자아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가시지 않은 WCP의 공포 속에서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5000억원 넘는 유통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면서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높은 공모가격 탓에 일반 투자자도 시장 참여를 망설였다. 기관 수요예측 이후 진행된 일반 청약 경쟁률도 79 대 1로 기대치를 하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두는 2015년 설립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아키텍처를 활용해 SSD 컨트롤러를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은 고성능, 저전력, 소형화가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양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파두의 8월 상장이 이례적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8월에 상장을 하지 않는다"면서 "요즘 공모주 분위기에 편승해 자금조달을 위해 나온 것으로 의심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