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휴대폰 볼 시간도 없이 매 순간 즐겨요"..반환점 돈 새만금 잼버리 '정상화 국면'

2023-08-07 09:00
온열질환·화장실 위생문제 대응 강화
전방위적 지원에 불만족 응답률 급감

지난 6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델타구역에서 모로코 참가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리나 메스타리양(왼쪽 셋째)은 "더운 건 스카우트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매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여성가족부]

"덥긴 하죠. 하지만 스카우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엿새째인 지난 6일 오후 전북 부안군 잼버리에서 만난 리나 메스타리양(17)은 "스카우트 대원은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를 볼 시간도 없을 만큼 매 순간을 즐기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참가자들 프로그램 만족도↑
모로코 국적인 메스타리 대원은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기만 20시간 넘게 탔다. 새만금까지 오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만족도는 크다고 했다. 무엇보다 자신과 같은 무슬림을 위한 조직위원회 노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메스타리 대원은 무슬림을 위한 전용 식단 등을 언급하며 "모든 종교를 잘 배려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 잼버리가 열리는 영지 인근 14개 시·군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인기다. 이 같은 연계 행사는 세계잼버리 사상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스웨덴에서 온 데이비드 야오군(15)은 이날 취재진에게 "잼버리 영지에서 버스를 타고 나가 김치를 담그고 직접 맛본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했다.
지난 6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델타구역에서 더위를 식힐 냉방버스가 세워져 있다.  [사진=조현미 기자]
 
"변화 느껴요"···빠르게 정상화
새만금 잼버리는 지난 1일 153개국 스카우트 대원 4만2493명이 참가한 가운데 12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개영식에서 참가자 83명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지고 화장실·샤워실 위생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빈축을 샀다. 이는 최대 참가국인 영국(4500여 명)과 미국(1500여 명)의 조기 퇴영으로 이어졌다.

정부와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남은 참가자들 안전을 위해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냉방버스와 그늘막을 늘리고 물놀이 시설을 추가로 설치했다. 열기를 식히고 충분한 수분 공급이 이뤄질 수 있게 매일 참가자 1명당 냉동 생수 5개를 제공하고, 야영과 행사가 이뤄지는 영내 곳곳에는 냉동 생수를 실은 탑차를 배치했다. 화장실과 샤워실에는 청소 인력을 930명 더 투입하고 이동 화장실을 대폭 늘렸다. 의료인력도 전날 의사 17명과 간호사 18명, 응급구조사 1명, 행정인력 19명 등 55명을 추가 파견해 응급환자 발생에 신속하게 대응 중이다.
지난 6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델타구역에서 만난 잼버리 국제운영요원(IST) 야라 스트라트만씨가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참가한 스트라트만씨는 "새만금 잼버리가 첫날보다 많은 점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사진=여성가족부]

참가자들은 변화를 빠르게 체감했다. 야오군은 "냉각 생수 공급이나 선풍기 보급 등이 이전보다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잼버리 국제운영요원(IST)인 야라 스트라트만씨(20·여·네덜란드)도 "첫날은 이곳에 있기가 꽤 힘들었지만 지금은 청소 문제 등 여러 가지가 나아졌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간호사로 잼버리병원에서 자원봉사 중인 그는 "한국 군대에서 지원이 이뤄지면서 의료진과 언어적 소통도 원활해졌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온열환자 추가 발생에 대비해 군의관 30명과 간호사 60명 등을 파견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매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설문조사에서 행사 불만족 응답률이 기존 8%에서 최근 3~4%대로 크게 떨어졌다. 참가국 대표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조직위 공동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5~6일 참가국 대표단장 회의에서도 각국이 그간 개선 노력에 감사를 표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며 "세계스카우트연맹 관계자들도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