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공사 사태 일파만파...공정위, 시공사 '하도급 갑질' 들여다본다

2023-08-06 12:40
LH 지적한 15개 공공아파트 하도급법 위반 혐의 조사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부실 시공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경쟁당국이 최근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시공사의 하도급 '갑질'이 있었는지와 관련해 조사에 나섰다. 

6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실시공을 지적한 15개 공공아파트 단지의 시공사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기로 하고 사전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가 설계·감리 담합, 부당 하도급 거래 등을 직권 조사하기로 했는데, 철근 누락이 확인된 아파트 단지 시공사들을 첫 번째로 들여다보기로 한 것이다.

공정위는 시공사가 하도급 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발주처로부터 추가 공사대금을 받고도 하도급 업체에는 주지 않아 부실 설계·시공을 초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공사대금 미지급, 법정 지급기일을 초과한 지연 지급, 부당 감액, 부당한 비용 전가 등 다양한 유형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 여부를 폭넓게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LH가 공개한 15개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의 시공사 명단에는 대림건설(현 DL이앤씨 자회사 DL건설) 같은 대형사부터 대보건설, 동문건설, 이수건설, 대우산업개발 등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까지 다양했다.

일부 건설사는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앞서 2020년 하청업체들에 어음할인료 및 지연이자를 미지급하는 등 하도급법 위반을 한 대보건설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9300만원을 부과했다. 

이수건설은 어음 할인료 미지급 등이 적발돼 2018년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200만원(이후 법원 판결을 거쳐 9억2400만원으로 조정)의 제재를 받았으며, 대우산업개발도 2015년 지연이자와 어음 할인료 등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현금결제비율 유지 의무도 위반해 시정명령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감리업체 간 담합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4일 "2020년 7월 LH가 감리 업체들의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 의뢰한 건을 정상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중에 조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상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