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무량판 아파트 점검비용 시공사가 부담…책임자 형사처벌도 고려"
2023-08-03 17:54
국토교통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아파트 안전점검 방안' 브리핑에서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민간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검단 붕괴사고, LH 단지 철근 누락 등에 따른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무량판 구조 민간아파트의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국토부는 다음 주부터 단지별로 전수조사에 착수하고, 9월 말까지 조사를 완료해 결과를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다.
기존 부실 시공이 확인된 LH 아파트 15곳은 9월 말까지 보강 조치를 완료하고 입주민들이 원할 경우 추가로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와 검단 아파트 사고 원인 등을 종합한 무량판 구조 안전대책과 건설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은 10월 중으로 발표한다.
다음은 국토부와 일문일답.
전수조사 대상은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중 시공 중인 현장 105개소(민간 95개소·공공 10개소)와 2017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188개소(민간 159개소·공공 29개소) 등 총 293개소다. 단 지자체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조사대상 단지 수는 조사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
이미 정밀안전점검을 받은 2017년 이전 준공 단지는 점검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점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현재 2017년 이전에 무량판 단지 현황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전문 인력과 장비를 갖춘 민간 안전진단전문기관을 선정해 점검을 실시하고, 점검 결과를 국토안전관리원이 확인하도록 해 공정성을 강화한다. 시공 중인 105곳 단지는 현장별로 이미 지정된 안전진단전문기관을 통해 긴급 안전점검을 즉시 실시한다. 점검비용은 이미 공사비에 반영돼있다.
2017년 이후 준공된 188개 단지는 단지별로 민간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신속히 선정해 점검한다. 이때 비용은 시공사가 부담한다. 안전진단 전문기관은 협회 등을 통해 역량있는 업체를 추천 받아 단지별로 배정할 예정이다.
또 지하주차장 등 공용부분뿐만 아니라 주거동까지 빠짐없이 모두 점검한다. 다만 세대 내부는 점검 시 페인트, 벽지 등을 제거해야 하므로 입주민 동의가 필요하다.
Q. 점검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
안전진단에 소요되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시공사가 부담하는 방안으로 추진한다. 1차적으로는 시공 단계 잘못인지, 설계 잘못인지 알 수 없으나 우선 시공사가 부담토록 하고, 추후 부실 원인이 밝혀지면 사후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한다.
Q. 이번 점검 결과 부실시공, 안전 문제가 발견되면 어떻게 되나.
점검 결과 철근 누락 등이 발견된 단지에 대해서는 시공사가 연말까지 보수・보강을 실시토록 하고, 건설 과정에서 안전에 대한 책임을 위반한 사항이 적발되면 해당 설계・시공・감리자를 관계법령(건축법 건진법 주택법 등)에 따라 영업정지, 벌칙부과, 등록취소 등 행정처분으로 엄중 처벌할 계획이다.
형사 처벌도 고려한다. 설계자는 건축법 및 건축사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시공사는 건진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감리자는 주택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Q. 근본적 재발 방지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먼저 무량판구조를 특수구조물에 포함해 보다 안전한 설계와 특별점검이 이뤄지도록 한다. 안전 확인절차 강화, 상세 설계기준이 보완된다.
건설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으로는 시공사로부터 감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 설계·감리의 전관 유착 방지 방안 등이 있다. LH 전관예우 방지 방안 등도 포함된다.
아울러 지난 5월 부실시공 방지 등을 위해 발표한 '건설현장 정상화 5법'을 포함한 안전 관련 법안을 국회와 긴밀하게 협의해 신속하게 입법화해나가겠다. 부실시공이 발견된 LH 15개 단지에 대한 불법하도급 정황 등 관계법령 위반사항 여부는 공정위에 조사 의뢰한다.
Q. 입주자, 입주예정자 손해배상 요구에 대한 대응책은.
그 부분은 LH와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 다만 기본적인 원칙은 비용 부담을 입주민에게 전가하는 일은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계약 해지 관련해서도 LH가 입주민, 입주예정자와 협의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믿는다. 계약 중도 해지 시 대출이자 문제도 마찬가지로 입주자, 입주예정자 부담을 최대한 덜어드리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다만 아직까지 임대주택의 경우 계약해지를 요구한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요구 건수가 많아지면 다시 대책을 검토해보겠다.
Q.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뽑아 점검해도 괜찮을까.
점검을 신속히 진행해야 해서 입찰 과정을 따로 거치진 않으나, 점검업체를 선정할 때는 규모나 시장 위상, 전문성, 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할 예정이다. 안전점검 업체들이 지하주차장 뿐만 아니라 주거동까지 설계도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확인하고 현장 점검을 통해 정확히 시공됐는지 신속하고 철저하게 점검할 수 있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국토안전관리원 전문가도 현장에 나가 상황을 관리하도록 한다.
Q. 긴급안전점검은 샘플조사로만 이뤄지는데, 충분한 점검이 가능할까.
우선 샘플조사 이후 정상범주에 들면 조사를 마무리하고, 문제가 있으면 정밀안전진단에 들어갈 계획이다. 샘플조사는 설계도면을 보고 가장 취약해 보이는 기둥 부분 샘플 10개 정도를 조사하는 방식이다.
민간아파트같은 경우 100% 무량판 구조가 아니고 벽식과 무량판이 혼합돼 있고 각 층마다 구조가 같다. 또 전단 보강근 자체가 기성제품을 활용, 설치만 해놓는 정도라서 형태가 통일돼 샘플조사로도 충분히 진단할 수 있다. 9월 말까지 샘플조사, 긴급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여기서 문제가 발견되면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보수·보강하겠다.
Q. 이번 민간 아파트 안전점검 때는 무량판 구조 외에 중대한 하자 문제는 따로 점검하지 않는가.
안전점검은 4년마다 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우선 무량판 구조부터 검사한다. 입주민의 경우 무량판이 아니어도 다른 부실시공, 하자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는데 안전점검이 최우선이니 다른 건 다음 단계에 논의해볼 문제다.
Q. 무량판 아파트 293곳 전체 리스트를 공개할 계획은 없는가.
이번 점검 결과에 따라 고민해볼 문제다. 점검 후 단순 보수만 필요한 정도라면 입주예정자와 협의할 필요 없을 것 같고,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협의해서 해결할 것이다. 공개 여부도 입주자와 협의하겠다. 지역별 해당 단지 숫자 정도는 공개할지 검토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