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500대 기업 순위...中 빅테크↓ 전기차↑

2023-08-03 11:36
미·중 기술전쟁, 규제 리스크, 제로코로나 등 충격
100위권 밖 밀려난 화웨이
비야디, CATL 등 신에너지車 '약진'

[자료=2023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미국 경제 매거진 포춘이 발표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반면 중국 전기차나 배터리 등 신에너지차 분야 기업들은 선방했다.

2일 포춘이 발표한 '2022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은 지난해 46위에서 올해 52위로, 알리바바는 55위에서 68위로, 텐센트는 121위에서 147위로 모두 순위가 하락했다. 징둥, 알리바바, 텐센트는 지난해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는 모두 사상 최고 순위를 기록했었다. 

올해 순위가 곤두박질친 것은 중국 제로코로나 방역, 미·중 기술전쟁, 규제 리스크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제재에 직격탄을 입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경우 올해는 111위를 기록하며 100위권 밖으로 물러났다. 화웨이는 2020년 44위까지 올랐으나, 미국의 제재 여파로 2021년 49위, 2022년 96위로 순위는 매년 곤두박질쳤다. 

중국 토종 스마트폰기업 샤오미도 지난해보다 94계단 떨진 360위에 그쳤고, 세계 최대 PC기업인 레노버 순위도 46계단 하락한 217위에 그쳤다.

반면,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로 신에너지차 관련 기업들은 '선방'했다. 중국 토종 전기차 기업 비야디는 올해 순위가 무려 224계단 껑충 뛰면서 지난해 436위에서 212위로 올라섰다. 중국 배터리기업 닝더스다이(CATL)는 292위로 올해 처음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 안착했다. 

왕펑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 연구원은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신에너지 부문에 대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 전기차 시장이 거대한 만큼 향후 글로벌 무대에서 신에너지 분야의 중국기업들이 더 많은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CATL 이외에도 6개 중국기업이 새로 순위권에 입성했다. 중국 인터넷기업 메이퇀(467위), 태양광기업 퉁웨이, 애플 부품 공급업체로 잘 알려진 리쉰정밀(럭스쉐어) 등이다. 

포춘은 매년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전년도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순위를 선정한다. 이번 순위에서 1위는 미국 소매업체 월마트가 차지하며 10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사우디 아람코가 2위를 차지했고, 중국 국유 전력업체인 국가전력망이 3위를 유지했다. 미국 아마존(4위)과 미국 석유메이저 국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이 뒤를 이었다.

올해 순위에서는 142곳의 중화권 기업(홍콩 대만 포함)이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최다를 차지했다. 미국과 일본 기업이 각각 136개, 41개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매출로 따지면 미국 기업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이 13조 달러로, 중국(11조7000억 달러)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