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태풍 '독수리' 강타한 中…베이징·허베이서만 20명 사망·33명 실종

2023-08-01 21:24

침수된 허베이성 줘저우시. [사진=연합뉴스]

제5호 태풍 ‘독수리’가 중국 본토에 상륙하면서 베이징과 허베이성 등에만 폭우로 20명이 숨지고 33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폭우로 인한 침수 지역이 확대되면서 곳곳에서 주민들이 고립되는 상황도 속출했다.

1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 홍수·가뭄 대응 지휘부는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소방대원과 공산당 간부 2명 등 모두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민간 구조대원 4명 등 모두 27명으로 늘었다. 폭우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는 베이징 서부와 남부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베이성에서도 바오딩시와 싱타이시를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져 이날 정오 기준 9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베이징 기상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평균 257.9㎜의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먼터우거우구가 470.2㎜로 가장 많았고, 팡산구가 414.6㎜, 창핑구가 285.8㎜로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먼터우거우구 내 기차 역에는 폭우로 열차 운행이 중단돼 1900여명의 승객이 30시간 가까이 고립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5시께 네이멍구 우하이 서역에서 출발해 베이징 펑타이역으로 향하던 K396편 열차는 30일 오전 8시께 베이징 먼터우거우구 뤄포링역 부근에서 운행을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저녁 오후 7시께는 신장 우루무치에서 출발, 베이징 서역으로 가던 Z180편 열차가 같은 날 오전 8시께 먼터우거우구 안자좡역에서 멈춰서는 일도 발생했다.

베이징 당국은 현재까지 폭우로 13개 구에서 4만467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12만7000여명도 집을 떠나 긴급 대피한 상황이다. 허베이성에서도 54만703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로 인한 침수 지역이 확대되면서 주민들이 고립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중국 매체인 남방주말(南方周末)은 허베이성 줘저우시의 한 마을 주민 150여명이 전날 오후 10시를 전후해 고립됐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이 노인인 마을 주민들은 건물 2층 위로 피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이허(海河) 유역 홍수·가뭄 대응 지휘부도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홍수 대응 단계를 2급에서 1급으로 격상한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최근 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화베이(華北·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 산시<山西>성 등 북부 지역)와 황화이(黃淮·허난성 중부와 안후이성 북부 등 황허강 유역) 등에 막대한 비가 내려 홍수·침수와 지질 재해로 이어졌고, 베이징과 허베이 등에는 중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각 지역은 전력을 다해 실종자와 이재민을 구조하고, 부상자 치료와 피해자 가족 위로를 잘 해 인명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재민을 적절히 수용하고 교통·통신·전력 등 손실된 기간시설 회복에 힘써 가능한 한 빨리 정상적인 생산·생활 질서를 회복시키라”고 방재당국에 지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 당국은 현재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과 관련한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카눈’은 2일 오전 중국 동남부 저장성과 푸젠성 북부 해안을 통해 중국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기상대는 ”카눈의 영향으로 중국의 남해와 동해 일대에 강한 돌풍이 불 것을 예상되므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