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시간 쏟아진 폭우에...베이징서 최소 2명 사망

2023-08-01 10:22
태풍 독수리 북상...베이징 남서부 피해 집중
강우량 최고 700㎜, 5만2000명 이재민 발생

7월 31일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북상하면서 쏟아진 폭우로 베이징시 외곽 먼터우거우 시내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이 침수된 모습.  [사진=신화통신] 
제5호 태풍 '독수리'가 중국 동부 지역을 따라 북상하면서 폭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수도 베이징에서도 폭우 피해로 최소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밤부터 1일 새벽까지 50시간 넘게 베이징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베이징시 기상청에 따르면 이 기간 베이징시 평균 강우량은 239㎜였다.

특히 베이징 남서부 외곽지역인 팡산과 먼터우거우 평균 강우량은 각각 394.6㎜, 440.2㎜에 달하며 피해가 더 컸다. 먼터우거우 일부 지역 강우량은 최고 700㎜에 육박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이징시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차량이 홍수에 휩쓸려 떠내려가거나, 폭우로 도로가 물에 잠긴 모습을 찍은 영상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베이징 시민들은 "이처럼 50시간 넘게 폭우가 계속 쏟아진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는 반응이다. 

폭우가 쏟아진 지난 50시간 동안 베이징시 건설사업장 4069곳 공사가 중단되고 관광지와 교외 민박집도 모두 폐쇄됐다. 학교 여름방학 돌봄교실, 각종 체육단련, 체험학습, 학원과외, 여름캠핑 등 교육 프로그램도 일제히 중단돼 시민들은 대부분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렀다. 

교통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7월 31일 오후에만 베이징의 서우두·다싱 국제공항 2곳에서 200대 넘는 항공편이 결항되고, 약 600편 운항이 지연됐다. 폭우로 열차운항도 중단됐다. 철도당국은 장기간 정차한 열차 내 승객에게 라면, 계란, 소시지, 생수 등을 배급하기도 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베이징 시내를 시민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모습. 7월 30일(현지시간)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북상하면서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 폭우가 내렸다. [사진=신화통신]
다행히 1일 새벽부터 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29일 발동된 폭우 홍색경보는 1일을 기해 황색경보로 낮춰졌다. 다만 팡산·먼터우거우 등 피해가 큰 일부 지역은 여전히 홍수 홍색경보를 유지해 시민들의 외출을 자제하고 주요 사업장·도시행정·민생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직원들의 자택근무를 권고했다. 이밖에 베이징 시외 서북부 지역을 오가는 지하철 노선 시자오선(西郊線)도 이날 운항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은 고스란히 남았다. 이번 폭우로 베이징에서만 최소 2명이 사망하고 5만2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폭우가 집중 강타한 먼터우거우, 팡산, 스징산, 창핑, 펑타이, 화이러우 등 외곽지역 도로가 물에 잠기고 17곳에서 산사태, 지반침하 등 재해가 발생했다. 

이밖에 베이징 주변부의 톈진시 허베이성 등 수도권 일대에도 많은 비가 내리며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 5호 '독수리'는 지난 28일 중국 동남부 저장성과 푸젠성 등으로 상륙했다. 이어 동부 해안을 따라 최고 풍속 초속 50m의 빠른 속도로 북상했다. 태풍 영향권에 든 남부 지역도 피해가 컸다. 

푸젠성의 경우 266만69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파손 붕괴된 가옥만 1만8000채가 넘었다. 농작지 피해면적도 3만7369ha에 달해 이번 태풍 독수리로 입은 직접적 경제 피해액만 147억5500만 위안(약 2조63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