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7월 제조업 경기 부진 이어가..고용지수 5개월째 위축 국면
2023-07-31 15:06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약발을 잃은 중국 경기가 침체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은 4개월째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고용시장에 몰아친 한파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3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달치(49.0)를 소폭 웃돌긴 했으나 4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시장 전망치(49.2)보다는 0.1포인트 높았다. PMI는 제조업 경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선행 지표로,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47.0까지 내려갔던 중국의 월간 제조업 PMI는 '위드 코로나' 전환에 힘입어 올해 2월에는 2012년 4월 이후 11년래 최고치인 52.6을 찍었다. 이후 3월(51.9)까지 확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4월에는 다시 49.2로 내려앉은 이후 위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오칭허 중국 국가통계국 고급통계사는 "7월 미국과 유로존 제조업 PMI가 모두 위축 국면에 머무르는 등 세계 주요 시장의 제조업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며 “복잡한 외부환경으로 인한 해외주문 감소가 수요 부진의 주요 걸림돌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 등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요 원자재 구매가격지수는 52.4를 기록하며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 출고가격지수는 48.6%로 전달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과 건축업 등의 경기를 반영하는 비제조업 PMI는 확장 국면을 유지했으나 4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6월 비제조업 PMI는 51.5로 전달치(53.2)와 전망치(52.9)를 모두 밑돌았다.
업종별로 보면 여름 휴가철 특수에 힘입어 철도·항공운송·숙박·식음료·문화·오락 등이 모두 55.0 이상을 기록하며 전체 PMI를 소폭 끌어올렸다. 반면 사업활동 전망지수에서 21개 업종 중 부동산업만 위축 국면에 머무르며 업황 악화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고온·폭우 등 이상기후로 건설업 부문이 공사에 차질을 빚으면서 상업활동지수는 51.2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았다.
블룸버그는 “폭염이 베이징 등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데 이어 중부 해안 지역으로까지 퍼지고 있고, 남서부 지역은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는 등 이상 기온이 경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특히 이는 물류 및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시장 한파가 이어지면서 비제조업 고용지수 역시 46.8에서 46.6으로 하락하며 5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레이먼드 영 호주·뉴질랜드 은행(ANZ)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지수가 계속해서 기준선을 밑돌며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향후 수백만 명의 졸업생들이 취업시장에 뛰어들면 단기적으로 실업률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써 제조업, 비제조업 PMI를 종합한 7월 종합 PMI는 51.1로 전달(52.5) 대비 1.4포인트 하락하며 지난해 12월(42.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ING의 로버트 카넬 아태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민간 부문에 대한 규제 완화를 포함해 경제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당국이 여러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경기 부양을 확실히 이끌 재정적 조치가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