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막 D-6일…새만금 땅에 13일간 여의도 3배의 '텐트 도시' 생긴다

2023-07-25 13:35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내달 1~12일 개최…156개국, 4만3000여명 참가
전세계 청소년에 대한민국 저력 부각…전북·새만금 인지도 상승 기대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는 부지. [사진=김한호 기자]

 
서해 바다를 막아 만든 전북 부안군 새만금.
25일 장마의 끝자락에 찾은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새만금 잼버리)‘ 현장은 잠깐 갠 날씨 속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다음 달 1일부터 13일까지 13일간 전 세계 156개국, 만 14~17세 스카우트 청소년과 지도자 4만3000여 명이 참가하는 ‘텐트 도시’가 세워지기 때문이다. 규모도 267만평(8.84㎢)으로 여의도 면적 3배에 이른다. 
새만금 잼버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 행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스카우트 잼버리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 합동 야영 대회이자 세계 청소년들이 문화를 교류하는 국제적 축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강원 고성에서 개최했다. 국내에서 32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따라서 새만금 잼버리는 문화강국·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을 세계 청소년들과 공유할 좋은 기회이자 ‘기회의 땅’인 새만금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경제적 효과도 만만치 않다.
전북연구원은 대회 기간에 생산유발효과 1198억원, 고용효과 1098명, 부가가치효과 406억원 등을 예상했다. 전북에는 생산유발효과 755억원, 고용효과 812명, 부가가치 265억원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안군 인구 넘는 ‘새로운 도시’ 탄생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조감도. [사진=잼버리조직위]
새만금 잼버리 기간에 만 14~17세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 외에도 보조 진행요원, 일반 관광객까지 7만여 명이 이곳을 찾는다. 
6월 말 현재 부안군 인구가 4만9800여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5배 가까운 인파가 부안 새만금을 찾는 것이다.
새만금 잼버리는 참가자 2인이 텐트 1개를 지급받아 직접 설치하고 야영 생활을 한다. 캠프 생활은 10명(대원 9명, 지도자 1명)이 한 팀을 이뤄 패트롤(반) 단위로 움직인다.
4개 패트롤이 모여 1개 유닛(대원 36명, 지도자 4명)을 구성하고 다시 50개 유닛이 모여 1개 서브캠프(2000명)를 이룬다. 이어 5개 서브캠프가 모여 1개 허브를 구성한다. 참가자 2000명으로 구성되는 서브캠프는 총 17개다. 
잼버리가 시작되면 2인용 텐트 2만4000여 개, 17개 서브, 5개 허브캠프 등 수많은 야영시설이 세워진다. 
또 소방서, 경찰서, 병원, 종교 시설 등은 물론이고 이동식 화장실 330개, 샤워장 300개, 급수대 125개가 마련된다. 길이만 무려 7㎞에 이른다.
 
전 세계 청소년이 함께하는 행사 ‘풍성’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개·폐영식이 열리는 대집회장. 막바지 무대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사진=김한호 기자]
잼버리 기간에는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우선 다음 달 2일 개영식에서는 스카우트 대원으로 구성된 드림오케스트라단과 세계 각 회원국 대원들이 대형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협연하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공연이 주제 공연으로 열린다.
11일 폐영식에서는 잼버리 기간 중 참가자들 활동이 담긴 스케치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의 꿈과 희망이 담긴 드림시드 비디오와 참가국 대표들의 드림시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드론라이팅쇼와 파이어 아트쇼, 인기 가수 피날레 공연이 이어진다.
백미는 6일 열리는 ‘문화교류의 날’이다. 다양한 종교의식과 함께 각국 청소년들이 자국 의상과 음식, 게임, 공연 등을 보여주고 다른 나라 친구들 영지를 방문하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K팝 콘서트를 개최해 종교·인종·언어의 벽을 넘어 전 세계 청소년들이 하나 되는 화합의 장을 만든다.
참가 회원국들이 자국 문화와 전통을 소개하고 다양한 스카우트 활동을 공유할 수 있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도 잼버리 델타 지역에서 운영된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제시하는 17개 영역(빈곤, 평화, 환경 등)에 걸친 지속가능발전 목표에 대해 참가자들이 자기 의견을 표현하고 토론하는 ’반기문SDG Maeul‘, 1991년 강원도 고성잼버리의 추억과 회상을 위한 ‘REUNION in 2023’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개 회원국의 다양한 음식문화를 체험하는 푸드하우스와 전 세계 다양한 종교를 대표하는 9개 종교관도 설치된다. 
이 밖에도 전북 14개 시·군은 잼버리와 연계한 30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잼버리를 가상공간에서 체험 가능한 ‘잼버리 메타버스’도 즐길 수 있다.
침수·폭염 걱정 없는 안전한 잼버리에 집중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부지 내 고인 물을 퍼내기 위해 마련된 인공 구덩이. 잼버리 부지 곳곳에 인공 구덩이를 다수 만들어 간이 빗물터널을 통해 배수하고 있다.[사진=김한호 기자]
지난 5월 어린이날 연휴 때 사흘간 폭우가 내렸다. 이 때문에 잼버리 부지는 거대한 물바다가 돼 버렸다. 성공적인 개최가 가능할지에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개막을 엿새 앞둔 지금은 땅이 축축하고 물이 고이기는 했지만 침수 걱정은 사라졌다. 앞으로 큰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개막 전까지 야영에 문제 없도록 대처하는 데는 걱정이 없어 보인다.
야영장 내에 가로세로 15m, 깊이 1.5m인 인공 구덩이를 만들고 이곳에 들어찬 물을 끌어올려 배수로와 서해 바다로 퍼내고 있어서다. 각 서브캠프장마다 4개씩, 총 100개에 달하는 ‘간이 빗물 터널’이 배수를 책임지고 있다.
토사 유출 방지를 위한 조사료 식재, 침수 예상 지역 텐트 바닥을 높여줄 팰릿(발판) 배부, 호우 시 새만금호 수위 조절(-1.5m→-2.0m) 등으로 영지 침수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샤워장, 급수대 등에 사용되는 수돗물은 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에서 추진한 부안댐 광역 송수관로 5.8㎞, 부안군에서 추진한 계화배수지(5000㎥/하루)와 배수관로 2.8㎞를 통해 공급된다.
새만금 잼버리가 열리는 시기는 폭염이 극에 달할 때다.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영지 내에 ‘덩굴터널’과 ‘안개 분사시설(터널 내)’을 설치했다. 비상 대피 상황에 대비해 인접 시·군에 실내대피소 340여 개를 지정·운영한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발생과 확산을 최소화하도록 ‘임시선별진료소’도 설치했다. 잼버리 조직위는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행사 중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에 대응하고 불편 신고 사항 등을 신속하게 처리할 계획이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만큼 매일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상시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해 행사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참가 청소년 모두 함께 마음껏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청소년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