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응 교수 "생성형 AI로 누구나 쉽게 개발자 될 것... 기술 역기능은 주의 필요"

2023-07-20 18:00
세계적인 AI 석학 앤드류 응 교수, 20일 특별강연 진행
챗GPT 등 초거대 AI, 접근성 높아... "누구나 AI 이용자"
AI가 일자리 사라지게 만들어... 그만큼 가치 창출해야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가 20일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특별강연을 마치고 청중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이상우 기자]
"오늘날 인공지능(AI)은 편향성, 공정성, 정확성 등에서 문제가 있다.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러한 문제는 해결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여전히 주의를 기울이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세계적인 AI 석학으로 꼽히는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가 한 말이다. 20일 응 교수는 서울대 '초거대 AI 모델·플랫폼 최적화 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초거대 AI가 가져올 변화를 소개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응 교수는 구글 AI 연구조직인 구글 브레인 창립 멤버로, 초거대 AI의 가능성을 제시한 인물이다. 지난 2014년엔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 수석부사장을 맡으며 바이두를 AI 기업 반열에 올리기도 했다. 이후에는 AI 대중화를 위해 교육 서비스 딥러닝 AI를 창업하기도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AI 업계는 지도학습(교사학습)에 집중해 왔다. 지도학습은 정제된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가령, 고양이 사진에 '고양이'라는 라벨을 붙여 AI 모델을 가르친다. 하지만 학습할 수 있는 모델 크기가 제한되면 아무리 많은 학습을 시켜도 높은 성능을 내기 어렵다.

응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년 전 구글에서 규모를 키운 심층학습(딥러닝) 신경망 구축을 시작했다. 이것이 구글 브레인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초거대 AI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초거대 AI는 수많은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진 AI 모델이다. 기존 AI 대비 더 많은 데이터와 컴퓨팅 성능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결과물을 낸다. 자연어 처리에 도입되면 사람의 말을 더 잘 이해하고, 사람처럼 표현할 수 있다. 단순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나 음성을 인식하고 생성하는 기능도 구현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픈AI의 챗GPT다.

그는 "데이터와 컴퓨팅 성능의 확장은 AI의 발전을 이끌었다. 특히 사용자가 문장(프롬프트)을 입력해 결과를 얻는 방식은 AI 서비스 개발에도 혁명을 일으킨다. 챗GPT를 이용하는 사람은 단순 소비자를 넘어 최고의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를 기반으로 식당 리뷰 분석 시스템을 만든다고 가정하면, 기존 개발 방식으론 최소 수개월이 걸린다. 긍정적 리뷰와 부정적 리뷰 예제를 수집하고, 이를 AI 모델에 학습시키고, 클라우드에 올려 시스템을 배포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학습용 리뷰 예제를 손쉽게 생성하고, 서비스 개발과 배포를 위한 코딩도 요청할 수 있다. 수개월이 걸리던 작업을 몇 분으로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응 교수는 "오늘날 AI의 상업적 가치는 대부분 지도학습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6년 이상을 내다보면 이 부분에서 많은 스타트업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가 가져올 위협 중 하나로 일자리 감소를 꼽았다. AI 기반 자동화가 도입되는 초기 단계에는 저임금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장기적으로는 애널리스트 등 고임금 직업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응 교수는 "때문에 AI는 일자리를 줄어들게 한 것보다 더 크고 놀라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용 인공지능(AGI)이 가져올 위협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입장을 냈다. AGI란 인간을 넘어서는 지능을 갖춘 자율 AI를 말한다. 인간의 지도 없이 스스로 학습하며 발전하는데, 많은 과학소설(SF) 작품에선 이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응 교수는 "AI는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순식간에 초지능을 달성해 전 세계를 장악하는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AI를 잘 관리하고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다"며 "AGI의 등장은 50년 이상이 걸릴 수 있지만, 우리 인류가 여기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향후 우리가 1000년 이상 생존하고 번성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응 교수는 이날 네이버와 카카오를 방문해 국내 AI 연구자와 업계 관계자를 만났다. 21일에는 KB금융을 방문해 AI가 가져올 금융 시장의 변화를 전망한다. 이후 KBS별관 공개홀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공개강연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