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외국인 직접투자가 올 상반기 감소세로 돌아섰다. 위안화 기준 외국인 직접투자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상반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최근 경기 둔화에 맞닥뜨린 중국은 외국인의 상장기업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등 조치로 외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20일 중국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올 상반기 위안화 기준 중국의 실제 외자이용액(FDI)이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7036억5000만 위안(약 123조66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실제 외자이용은 중국이 외국 기업과 계약하며 이미 받은 금액을 나타내며, 매월 상무부가 FDI 지표로 발표한다. 다만 상무부는 이날 상반기 FDI 규모를 미화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중국의 FDI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 속 올해 1~2월 전년 동월 대비 14.5% 증가율로 치솟았으나, 이후 4개월째 낙폭을 이어갔다. 달러 기준으로 FDI는 이미 지난 4월부터 마이너스 증가세로 돌아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 상반기 프랑스의 대(對)중국 투자가 173.3% 늘었으며, 영국(135.3%), 일본(53%), 독일(14.2%) 등 선진국의 대중국 투자가 늘었다. 산업별로는 하이테크 산업의 FDI 유입액이 7.9% 증가해 전체 FD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9%포인트 늘어난 39.4%에 달했다. 이밖에 중국 내 21개 자유무역시험구의 FDI 유입량이 8.2% 늘어난 1296억6000만 위안으로, 전국 전체 FDI에서 비중이 18.4%를 기록했다.
 

상무부는 "올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글로벌 투자가 침체된 데다가, 지난해 높은 기저효과로 올해 상반기 외국인투자가 소폭 감소했다"며 전체적으로는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수치가 감소했다고 해서 외자의 중국 발전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며, 외국인의 대중국 투자 확대의 전반적 추세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빙 상무부 외국투자관리사 사장(국장급)은 “올 들어 글로벌 기업 임원들이 줄줄이 중국을 방문해 투자 협력의 기회를 모색했다”며 “상반기 신규 설립된 외국인 투자기업 수가 35.7% 늘어난 것은 다국적 기업에 중국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음을 보여준다”고도 강조했다.

실제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올 들어서만 중국을 방문한 다국적기업 고위급 인사를 20여 차례 만났다. 버드와이저, 프록터앤갬블(P&G), 화이자, 퀄컴, BMW, BNP파리바, 에어버스, 인텔, 릴리제약, 테슬라 등이 대표적이다. 

상무부는 "외국인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외자기업과 상시적으로 소통·교류하고 비즈니스 기업인의 비자 수속 편리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외자기업과 정부 간 소통·교류 채널을 늘려 기업의 요구에 즉각 대응함으로써 이들의 중국사업에서 겪는 애로사항 해결을 지원할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를 축소하고, 상장기업에 대한 외국인 전략적 투자조치를 개정해 상장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제를 더 완화하는 등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과 조치를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방역을 완화하고 리오프닝에 나선 중국은 올해를 사실상 '중국투자의 해'로 정하고 각종 국제행사와 박람회, 해외홍보를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국가안보를 내세워 반간첩법, 대외관계법, 외국기업 블랙리스트 제도 등을 강행하면서 외국기업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