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시행] 증권사, 영토 확장 나선다…"MZ세대는 적극 투자 원해"

2023-07-11 17:50

[자료=금융감독원]

그간 퇴직연금은 연평균 수익률이 1~2%에 불과해 기능이 작동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퇴직연금 시장이 안정성을 중시하는 시중은행과 보험사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권 간 수익률 간극은 이미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원리금 보장 DC형 퇴직연금의 은행권 평균 수익률은 1분기 기준 2.32%를 기록했다. 보험사 2.28%보다 소폭 높았지만 증권사 (2.72%)보다는 성적표가 초라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4개 증권사의 원리금 보장형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익률은 평균 3%대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국포스증권의 수익률이 3.62%로 전년 동기 대비 2.19%p 상승하며 증권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이 2.08%p 오른 3.55% 수익률을 거두며 뒤를 이었다. 이어 △한화투자증권(3.38%) △신한투자증권(3.31%) △KB증권(3.04%) △대신증권(3.01%) 등도 3%대 수익률을 달성했다.

같은 시기 1분기 말 기준 확정급여(DB)형 원리금 보장 상품 평균 수익률은 2.75%로 집계됐다. △KB증권 (3.18%) 신영증권 (3.06%) 대신증권 (3.04%) 등 순이다. 확정기여(DC)형 원리금 보장 상품의 경우 평균 수익률이 2.89%였다. 한화투자증권(3.57%)이 가장 높았다. KB증권(3.14%),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3.11%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제도가 시행되면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는 은행과 보험사 등과 비교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디폴트옵션 상품 첫 설정 이후 고위험 포트폴리오를 선택한 고객의 연 환산 수익률이 10.71%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원리금 보장상품 금리의 두 배 수준이다. 

퇴직연금 시장도 블루오션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 6월 발간한 'MZ세대 연금제도 인식조사'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 2778명 가운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과반수인 59.6%가 모른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실적배당형 투자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1.8%에 달했다. 퇴직연금, 개인연금 투자 대상으로 가장 관심 있는 자산은 ETF(52.0%)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면서 적극적인 사적연금 운용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성향이 드러났다.

김혜나 키움투자자산운용 팀장은 "2030세대는 연금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실적배당형 펀드, ETF 등을 활용해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운용을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 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배당형 상품에 중점을 둔 연금 투자 정보 및 맞춤형 포트폴리오 제공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