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 방침 적용 안 된 7월 학평..."정부가 말하는 '킬러' 특정 가능했을 것"

2023-07-11 16:42
"킬러문항 논란 여지 있는 문제 있었지만, 상위권 풀 수 없는 문제도 아니었다"

2024학년도 수능 대비 7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11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제)' 출제 배제를 주문한 이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11일 열렸다. 정부 방침이 나오기 전 출제가 끝난 학평이라, 6월 모의평가와 난이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 입장에선 이런 게 '킬러 문항'일 수 있겠다며 특정할 수 있는 시험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인천시교육청이 주관하는 고3 재학생 대상 학평이 전국 학교에서 실시됐다. 7월 학평은 오전 8시 40분부터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이 치러졌다. 이어 2교시 수학·3교시 영어·4교시 한국사와 탐구영역 시험이 진행됐고 오후 4시 37분께 시험이 종료됐다. 

이번 학평은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발표되고 치러진 첫 시험이라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번 학평으로 올해 수능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역 교사 출신으로 출제위원을 꾸리는 학평 특성상 방학 때 출제를 마치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7월 학평은 지난 1~2월 출제가 끝났다. 

고3 학생들은 평가원이 주관하는 모의평가를 6월과 9월, 서울·경기·인천·부산 등 4개 시도 교육청이 주관하는 학평을 3·5·7·10월에 응시한다. 
 
6월 모의고사 대비 난이도 크게 차이 없어

이번 학평을 두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수험생과 '수능 전 실전감각 기르기'라고 생각하는 수험생으로 나뉘었다. 수능 관련 온라인 카페 '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수만휘)'엔 한 수험생이 고3인데 7월 학평을 (응시를) 빠졌다"며 "정부 기조 변경 이전 시험이라 사설 모의고사나 풀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경기 지역 고3 수험생인 김모군(19)은 전날 아주경제에 "(7월 학평이 수능 전) 실력을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7월 학평을 보지 않겠다는 친구도 많지만) 저는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만휘 카페엔 실시간으로 7월 학평을 치른 수험생들이 글을 남겼다. 대부분 6월 모의평가와 난이도는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은 오는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모의평가부터 적용된다.
 
"수험생 입장선 정부發 '킬러문항' 특정 가능...해석 여지 남아"

다만 전문가들은 "그동안 모호했던 (정부가 말하는) 킬러문항이 이런 것이겠구나라며 특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7월 학평을) 지난 시험들과 난이도를 비교하는 것 무리"라면서 "킬러문항에 준하는 문제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이날 학평에서 국어 영역은 비문학 지문 중 정부가 말하는 '킬러문항'이라고 볼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과학지문에서도 문제 해결 위해 정보량이 많아 해석이 어려운 문제가, 수학 영역도 공통과목 22번과 선택과목 33번 주관식 문항은 '두 세 가지 이상 수학 개념을 복합적으로 배치'해야 풀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여전히 수능에서 배제될 '킬러 문항'으로 봐야할 지에 대해선 이견이 갈릴 수 있다고 했다. 임 대표는 "현직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들도 이걸 정말 '킬러 문항'으로 봐야 할 지에 대해선 해석이 갈릴 여지가 있다"며 "상위권 학생이 완벽하게 풀 수 없는 문제도 아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