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어 야당·시민단체도 통신비 인하 압박...이통3사 "왜 우리 탓만" 볼멘소리

2023-07-09 18:00
정부 통신 과점 해소 정책 이어 야당·시민단체도 중간요금제 효과 미미 주장
가계통신비 증가는 단말기 가격 인상 원인...5G·LTE 요금제는 제자리걸음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이동통신 3사 요금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경쟁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상황에서 야당·시민단체도 이를 거들며 이통사 압박에 나섰다. 서민 경제를 위해 통신비 안정은 꼭 필요하지만, 지나친 압박은 향후 5G 전국망 구축과 6G 조기 상용화에 나서야 하는 이통사들의 투자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황운하·이정문 의원과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공동 주최로 '통신요금과 소비자 후생 토론회'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렸다. 토론회의 초점은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통신비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데 맞춰져 있었다. 황 의원은 "통신 시장이 과점체제로 돼 있고, 5G 상용화 이후 요금 부담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도 "정부 노력에도 소비자 체감 통신비 절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6일 정부는 통신시장 과점 구조 해소와 요금·마케팅·품질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이통 3사에 대한 규제 확대를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사실상 통신비를 추가로 인하하라고 정부가 채찍을 든 셈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정부·여당과 야당이 극한 대립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이통 3사에 대한 규제 강화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감지된다.

시민단체는 이통 3사가 통신비 절감과 이용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꺼내든 5G 중간요금제의 효과가 미미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계통신비 부담 증가는 이통 3사보다 삼성전자·애플 등 단말기 제조사가 원인이라는 게 통신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항변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올해 1분기 가계 소비지출 통신비 항목에서 통신장비(스마트폰) 관련 소비지출은 전년보다 28.9% 증가한 반면 통신 서비스(요금제) 지출은 1.8% 오르는 데 그쳤다. 1분기 가계통신비 전체 지출(스마트폰+요금제)이 전년보다 7.1% 늘어났다고 이통 3사를 압박하는 것은 제대로 된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시민단체조차 현행 통신비 지출 산정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방효창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장(두원공과대 교수)은 "한국은 (단말기 구매 시) 삼성전자, 애플 두 가지밖에 없어 선택의 폭이 좁다"며 "가계통신비 인상에 단말기 가격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선 정부 규제로 이통 3사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하락하고 한국의 5G·6G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은 "농어촌 5G 공동망 구축을 포함한 5G 전국망 투자가 계속 진행돼야 하는 만큼 (이통 3사에 재정적) 여력이 있어야 하고 2028년 상용화가 목표인 6G에 대비해서도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세계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기업 투자 여력을 나타내는 'EBITDA마진(현금창출 능력)'도 이통 3사는 30.2%로 주요 48개국 중 47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