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폴란드 수출 '잭팟' 노리는 방산업계

2023-07-06 19:33
한화·현대로템·KAI 수장 등 총출동
추가 계약·동유럽 시장 확대 기대감

국내 방산업체 수장들이 세계 각국으로 출장에 나서며 현지 기업들과 직접 협력 관계를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방위산업 수출은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만큼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수십조 원대 무기 계약을 체결한 폴란드를 비롯해 베트남, 파리,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현지 관계자들에게 계열사 주요 무기를 소개하거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3~15일로 예정된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동행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박우동 풍산 부회장,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박재석 SNT다이내믹스 사장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번 출장을 통해 양국 방산산업 협력 수준을 진전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전체 방산 수출액 173억 달러 중 폴란드 수출 규모는 124억 달러에 달한다. 현대로템과 KAI 계약액을 모두 합하면 145억 달러(약 19조~20조원)에 육박한다. 향후 추가 협력도 기대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12조5000억원 규모인 K2전차 2차 계약 협상을 남겨 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K2 전차 180대를 수출하는 4조4992억원 규모 1차 계약을 따낸 바 있다. 한화는 올해 들어 K9 자주포 2차 이행계약 체결을 위한 컨소시엄 기본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6조원 규모가 넘는 폴란드용 K9 자주포 생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LIG넥스원도 올해 루마니아 국영 방산기업인 롬암과 대공미사일 분야 업무협약을 추진하면서 동유럽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통상 대통령 국빈 방문과 경제사절단을 계기로 방산 협력이 강화돼 온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 폴란드 방문에서도 MOU 또는 신규 계약 등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방산업체 수장들은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영업사원 역할을 도맡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프랑스 파리와 베트남 하노이 출장에 나서 현지 국방 관계자들에게 한화 방산 계열사 무기를 소개했다. 또 세계 최대 에어쇼 중 하나인 파리 에어쇼에 처음으로 참석해 우주·항공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는 프랑스와 협력관계를 다졌다. KAI는 지난 1월 윤 대통령 UAE 국빈 방문 당시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구본상 LIG그룹 회장은 지난 3월부터 UAE,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방산 수출 영업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정밀유도무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공방어 체계 확보가 시급한 중동과 동유럽 시장이 커지자 구 회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보인다. 

함정용 유도무기 체계인 130㎜ 유도로켓 '비룡'과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함정 방어를 위한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 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II'와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 등을 중심으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에서 사격 시험 중인 K2 전차 [사진=현대로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