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로 끝난 은행권 경쟁 촉진] ① 대구은행을 메기로 둔갑시킨 금융당국
2023-07-06 05:00
은행권 경쟁 촉진 개선방안 발표···'지방은행→시중은행' 전환
자본금·지배구조 여건 맞은 대구은행, 개선방안 대표 사례로
새 메기 투입엔 실패···시중은행과 체급차도 커 경쟁효과 의문
자본금·지배구조 여건 맞은 대구은행, 개선방안 대표 사례로
새 메기 투입엔 실패···시중은행과 체급차도 커 경쟁효과 의문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돈 잔치' 한마디로 시작된 은행권 경쟁 촉진 개선 방안의 윤곽이 나왔다. 당초 금융당국은 새로운 메기를 투입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과점 체계를 허물려고 했다. 하지만 4개월여 이어온 경쟁 촉진 논의의 결과는 결국 지방은행 한 곳을 메기로 둔갑시켜 시장에 투입하는 데 그쳤다. 은행권 경쟁을 촉진시키겠다는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국내 8대(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모아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회사의 은행 전환(저축은행→지방은행, 지방은행→시중은행)을 적극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대표 사례로 DGB대구은행을 꼽았다.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시키면 단기간에 안정적이고 실효성 있는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가 더 큰 부산은행이 아닌,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대상으로 꼽힌 이유는 지배구조 요건 때문이다. 시중은행 인가를 위해서는 은행법에 따라 금산분리를 골자로 하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자본 보유 한도(4%)를 맞춰야 하는데, 현재 지배구조 요건상 자본 보유 한도를 충족하는 곳은 대구은행뿐이다.
하지만,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메기로 투입하는 방식을 두고 실질적인 경쟁이 유발될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초 세분화된 은행업 인가인 스몰라이선스를 핀테크 사업자에 부여하거나, 중소기업금융·소매금융 등 소비자 중심의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식 '챌린저뱅크' 도입이 논의됐지만, 재검토 과제로 흐지부지 넘겨버렸다.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으나,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충분한 자금력',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을 갖춘 사업자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지배하고 있는 이동통신시장에서 제4이동통신 사업자에 대한 신규 인가의 문은 열어뒀지만, 10년이 넘도록 깜깜무소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규 인가의 문을 열어뒀다고 했지만, 높은 시장 진입 장벽과 정부의 소극적 자세로 인해 사업자 선정은 번번이 무산됐다.
업계에선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고 해도 기존 시중은행과의 체급 차이가 상당하고, 자금조달 여건 개선도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경쟁 유발에는 회의적이다. 은행권 채권 전문가는 "통상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자본 규모 차이를 10분의 1 수준으로 보는데, 얼마나 경쟁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조달 금리는 낮아질 수 있으나, '지역 기반' 은행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이미지가 개선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국내 8대(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모아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회사의 은행 전환(저축은행→지방은행, 지방은행→시중은행)을 적극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대표 사례로 DGB대구은행을 꼽았다.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시키면 단기간에 안정적이고 실효성 있는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가 더 큰 부산은행이 아닌,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대상으로 꼽힌 이유는 지배구조 요건 때문이다. 시중은행 인가를 위해서는 은행법에 따라 금산분리를 골자로 하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자본 보유 한도(4%)를 맞춰야 하는데, 현재 지배구조 요건상 자본 보유 한도를 충족하는 곳은 대구은행뿐이다.
하지만,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메기로 투입하는 방식을 두고 실질적인 경쟁이 유발될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초 세분화된 은행업 인가인 스몰라이선스를 핀테크 사업자에 부여하거나, 중소기업금융·소매금융 등 소비자 중심의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식 '챌린저뱅크' 도입이 논의됐지만, 재검토 과제로 흐지부지 넘겨버렸다.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으나,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충분한 자금력',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을 갖춘 사업자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지배하고 있는 이동통신시장에서 제4이동통신 사업자에 대한 신규 인가의 문은 열어뒀지만, 10년이 넘도록 깜깜무소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규 인가의 문을 열어뒀다고 했지만, 높은 시장 진입 장벽과 정부의 소극적 자세로 인해 사업자 선정은 번번이 무산됐다.
업계에선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고 해도 기존 시중은행과의 체급 차이가 상당하고, 자금조달 여건 개선도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경쟁 유발에는 회의적이다. 은행권 채권 전문가는 "통상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자본 규모 차이를 10분의 1 수준으로 보는데, 얼마나 경쟁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조달 금리는 낮아질 수 있으나, '지역 기반' 은행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이미지가 개선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