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보훈장관 "민주유공자법, '깜깜이' 법안…일방 강행처리 안돼"

2023-07-05 15:03
"운동권 셀프특혜법 논란으로 사실상 철회…이해충돌 우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5일 경기도 오산 죽미령 평화공원에서 열린 유엔군초천기념 및 미 스미스부대 전몰장병 추도식에 참석해 주요 내빈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국가보훈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단독 의결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에 대해 “깜깜이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5일 페이스북에 “어제 정무위 소위에서 일방 통과된 민주유공자법은 국민도, 소관 부처인 보훈부도 그 대상이 누구이며 그 공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깜깜이’ 법안”이라고 밝혔다.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 또는 유족·가족에 대해서도 국가가 합당한 예우를 하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전날 정무위 소위에서 국민의힘 위원들이 퇴장하고 민주당 위원들만 남은 가운데 통과됐다.
 
박 장관은 “민주화유공자법인데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또 박 장관은 “운동권 셀프특혜법 논란으로 사실상 철회됐던 법안이기에 이해충돌의 의심을 살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주무부처 장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적으로 관련 법안에 대해 국회에 강한 우려 표시 및 재고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장관은 “유공자는 국민의 존경을 받을 공적이 있어야 한다”며 “공적 내용을 확인하고자 국가기록원에 관련 기록을 요청했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거절당해 소상히 알 길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유공자는 명예와 자긍심으로 빛나야 할 우리사회의 정신적 구심점”이라며 “억지로 만든다고 국민의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법안이 이대로 본회의에서 처리된다면 ‘유공자’라는 단어에 담긴 사회적 함의는 유명무실해질 것이고 유공자에 대한 국민의 존경도 사라질 것”이라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반드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