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수원시, '어찌하오리까' 군 공항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유치 논쟁

2023-07-05 09:49
이재준 수원시장, 경기국제공항 공론화위원회 구성 공식 제안
수원시, 국장급 미래전략실에 공항이전과 등 9개 부서 운영 중
화성시와 첨예한 대립으로 별 기대 할 것이 없다는 시민 의견
화성시, 군 공항과 민간 공항 함께 건설은 협조 어렵다는 입장

지난 4월 화성시 마도면 효 경로잔치에서 '마도면 수원전투비행장 화성반대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군 공항 이전 반대 30만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사진=화성시]

군 공항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유치에 수원시가 난감(難堪)에 빠졌다. 지난달 28일 경기도의회가 '국제공항 유치 및 건설 촉진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조례안이 군 공항과 국제공항을 분리 추진하는 ‘양동 전략’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군 공항 이전과 국제공항 유치를 한 번에 해결하려 심혈을 기울여 온 수원시로선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를 의식한 이재준 수원시장은 곧바로 화성시에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시민 소통·합의 기구인 경기국제공항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취임 1주년 기념식에서였다.

그만큼 절박함이 엿보인다. 하지만 이 시장 의도 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조례안 통과 후에도 화성시의 입장은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갈 길 먼 수원시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화성시와 갈등의 골이 깊어져 있고 이번 조례안으로 군 공항 이전과 국제공항 유치를 함께 논의하기도 어렵게 돼서 더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이보다 더 큰 데 있다. 화성시의 반대 논리가 수원시를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화성시는 현재 군 공항이전 문제에 대해 수원시와 정 반대의 입장을 보여왔다. 수원시의 국제공항 유치 논리가 군 공항을 특정 지역으로 이전하기 위한 꼼수로 여기고 있다.
 
군 공항 단독 추진이 막히자,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함께 건설하려 한다는 게 화성시 논리다. 특히 경기국제 공항은 국책사업이며 지자체가 요구한다고 해서 성사될 일도 아니며 국토부의 건설계획도, 건설지역도 확정된 사실이 없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그런데도 수원시는 마치 공항 이전과 유치가 당위성이 있는 것처럼 호도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화성시와 수원시만의 입장으로 국제공항 계획을 조명하는 것은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이 화성시의 입장이다. 화성시가 수원시와의 논의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다.
 
그런데도 이재준 수원시장은 “군 공항 이전 해법을 수원·화성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자”며 “조례안 마련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국제공항추진사업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모으자”고 했다. 나름 승부수로 보이나 그동안 화성시와 군 공항 이전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전력으로 보아 별 기대 할 것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수원시는 그동안 군 공항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유치가 시대적 사업이라는 주장을 꾸준히 견지해 왔다. 경기 남부권에 국제공항이 설립되면 수원에서 종전 부지의 비용 20조원을 투자해 적어도 200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달성되는 거로 예측된다고 구체적 효과까지 제시했다.

수원 지역 국회의원들 또한 엄호사격을 늦추지 않았다. 앞서 설명했듯 화성시의 입장은 이와 확연히 다르다. 화성지역 국회의원들도 수원 지역구 의원들과 같은 당이면서도 의견이 다를 정도다.
 
수원시와 화성시의 공항 관련 담당 조직을 보면 나름 양 시의 의중을 더 가늠해 볼 수 있다. 수원시는 국장급 미래전략실에 공항이전과를 비롯해 공항홍보팀까지 9개 부서를 운영 중이다.

여기서 공항 이전을 비롯해 아직 국가시책으로 정해진 것도 없는 친환경 경기 국제공항 기본계획 수립업무까지 그야말로 공항관련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만큼 공항이전과 유치에 갈급함을 보이며 대비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성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 지역 내 여론이다.

반면 화성시는 군공항대응과를 운영 중이다. 여기선 수원시와 달리 주로 소음피해 보상 대외민원 업무만을 담당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아무튼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공약사항인 경기국제공항 유치를 놓고 군 공항 이전에 대한 수원시와 화성시가 꾸는 동상이몽(同床異夢)이 몽(夢)으로 끝날지, 협치를 이룰지 당장으론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