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인사 태풍 부나] ③ 내외부서 꼽은 인사 3대 키워드는 영업·내부통제·위기관리
2023-07-02 17:10
은행권 하반기 인사를 앞두고 새로 부임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경영 목표와 철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타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과 학계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인사에 반영해야 할 3대 요소로 영업과 내부통제 그리고 위기관리를 각각 꼽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 인사를 앞두고 각 은행 영업력이 강조되고 있다. 높아진 금리에 대출 수요가 떨어진 상황에서 차주를 확보해야 은행 수익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상생 금융과 공적 기능을 거듭 강조하고 있어 자금줄 확보가 시급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사를 앞둔 한 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 등 영업 현장 인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영업력을 계속 우선시했다.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조병규 은행장 내정자를 추천하면서 영업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 내정자는 지점장 초임지였던 상일역 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었고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 당시 전 은행 KPI(성과 평가 기준) 1위와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오랜 기간 지적돼 온 내부 통제도 인사에 반영해야 할 시기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 금액은 897억6000만원에 달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직원 1명이 약 6년에 걸쳐 700억원을 빼돌렸고 KB국민은행 직원은 중개업소, 대출 브로커와 짜고 부동산담보 대출 서류를 조작해 사건이 경찰로 넘겨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 도입을 골자로 한 내부 통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ESG(환경·사회공헌·투명경영) 차원에서 기업이 법을 준수해 경영하는 컴플라이언스가 강조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나 늦어도 법 시행 전에는 인사나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선 리더가 조직에 보낼 수 있는 가장 큰 메시지인 인사를 통해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기관리 연장선에서 지주사와 계열사 간 소통과 계열사끼리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으로 자본 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결정과 그를 위한 소통이 필요하다”며 “위로는 장기적 관점 전략을 제시하고, 아래로는 회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발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