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사람들] 꿈 할아버지 고도원 이사장이 말하는 꿈이 중요한 이유

2023-08-01 08:12


어렸을 때는 꿈이 많았더라도 나이가 들면 현실에 치여 꿈을 잃고 사는 경우가 많다.

중앙일보 기자,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실 국내언론총괄 국장을 지냈던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은 이제 매일 아침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통해서 꿈을 전해주고 있다.


70대인 고 이사장도 여전히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그와 함께 꿈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사진=김호이 기자]
-고도원 원장, 이사장, 꿈 할아버지 등 많은 호칭이 있는데 뭐라고 부르는 게 좋은가.
꿈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요.
 
-고도원 정신은 뭔가.
거창한 게 아니라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자기의 생각과 자기가 사용하는 언어 속에 담겨 있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불굴의 용기라고 말할 수 있어요.
 
-살면서 가장 중요시 여긴 건 뭔가.
꿈이요. 꿈은 자기의 목표와 지향점이거든요. 북극성과 같은 것이에요. 북극성이 있으면 길은 잃어도 방향은 잃게 되지 않잖아요. 그래서 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꿈 할아버지 고도원의 꿈은 뭔가.
K디아스포라 세계연대예요. 전세계에 있는 재일동포 청소년들을 고국에 명예롭게 돈이 들지 않는 방식으로 초대해서 정체성을 찾아주고 한글을 가르쳐 주고 멘토들을 만나게 하고 학교 진학도 도와주고 창업도 도와주는 걸 꿈꾸고 있어요.
 
-언제 가장 행복한가.
늘 행복한데 행복은 지향점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커피를 마시는 것 뿐만 아니라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원두를 내리고 그릇도 깨뜨리고 하는 모든 과정이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삶에 원동력은 뭔가.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거예요. 아무리 머리가 복잡하고 고독해도 책을 읽는 시간이 행복한데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글로 다시 쓸 때 삶의 의미나 존재 가치를 느끼게 돼요.
 
-매일 아침 발송되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언제 쓰는 건가.
전날 쓰죠. 아침부터 저녁 사이에 쓰고 12시에 발송이 되는 거예요.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
2001년 8월 1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메일링 서비스를 했는데 그 뒤에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식을 하게 됐어요. 제가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다가 쓰러지고 눈을 떴을 때 인생관이 바뀐 거예요. 내가 뭘 놓치고 살았는지, 무엇이 소중한지 이런 것을 생각하다가 제가 갖고 있는 독서에 관련된 내용들을 이메일이 확산된 초창기였는데 이메일을 알고 있던 친구들에게 보낸 거예요.
 
-요즘 놓치고 사는 건 뭔가.
놓치고 사는 게 많죠. 바쁜 생활을 하다 보니까 사소한 관계, 자녀들과의 대화, 친구들과의 만남이 쉽지 않은데 그런 게 아쉬워요.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통해서 매일 아침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해주는데 꾸준함의 원천은 뭔가.
보람이 커요. 매일 하나씩 쓰는 게 쉽지 않거든요. 힘들고 이걸 왜 시작했나 생각이 들지만 이걸 받은 사람들이 변화되는 모습, 이걸 통해서 생각과 인생을 바꾼 사람들이 많아요. 그걸 보면서 보람을 느끼는데 그게 원동력이에요.
 
-청와대에서 나온 후로 20년 넘게 계속 하고 있는데 청와대에서 있었다면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았을까.
청와대를 떠날 때 국가직이나 선출직 등 정치 현장에서 벗어나려는 결심을 하고 나왔어요. 명상이나 청소년 교육, 힐링과 관련된 부분은 제가 더 혼신의 힘을 다해서 헌신해도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부분은 다른 사람이 해도 되지만 이건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도원의 사명은 뭔가.
청소년들에게 영성을 길러주고 고난의 경험과 고생의 경험, 독서를 통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섭렵해서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청소년들에게 단 한 가지를 물려준다면 뭘 물려주고 싶나.
좋은 꿈을 가지라는 거예요. 이타적인 꿈, 꿈 너머 꿈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고도원이 생각하는 꿈의 정의는 뭔가.
자신이 가진 직업을 통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거예요. 돈도 돈이 목표가 되는 게 아니라 수단이자 통로인 거예요.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의 편지 [사진=김호이 기자]
-고도원은 어떤 청소년이었나.
글 쓰는 걸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오래 돌아다니면서 고생도 많이 하고 반항도 많이 했죠. 가출도 해보고.
 
-'글을 잘 쓴다'의기준은 뭔가.
꾸미지 않는 거예요. 진정성 있고 자기 삶과 연관돼 있는데 훈련된 글이요. 틀이 있는 글, 이건 훈련이 필요해요. 꾸미거나 너무 멋지게 쓰려고 하는 건 좋은 글은 아니죠.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얼마나 고치나.
글은 고치는 말이에요. 많이 고칠수록 좋은 글이 나와요. 고도원의 아침편지도 하루동안 쓴다고 하지만 6개월 동안 고민하는 거예요. 머릿속에서 다시 쓰는거죠. 그 훈련을 많이 하면 덜 다듬어도 직관에 의해서 잘 쓰게 돼요.
 
-국가비상상황 등으로 인해 오늘 내보내야 되는 글을 못 내보낸 경우도 있었을 것 같다.
글은 아무리 준비를 했어도 발표를 할 때는 다시 만져야 돼요. 비상상황이 있으면 과감하게 버려야 되는 거예요. 그리고 비상상황이 오면 준비되지 않았어도 급히 써야 돼요. 급히 쓰는데 좋은 글이 나오려면 평소에 많이 써야 돼요.
 
-시대가 변할수록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글의 취향도 바뀌지 않나.
제일 많은 게 희망이에요. 그리고 가족 문제, 사랑이고 요즘에는 상처 받은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역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부분들이 많아요.
 
-편지의 주제는 어떻게 정하나.
그때그때 사회적인 현상과 사람들의 정서, 국가와 사회적의 분위기를 살펴보고 거기에 맞는 글을 선택해서 거기에 제 생각을 덧붙여서 쓰는 거죠. 늘 사회적인 흐름을 살펴요.
 
-언어의 마술사 같다. 말과 글은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는데 말과 글의 힘을 언제 가장 크게 느끼나.
말과 글은 그 사람의 혼이에요. 그것이 삶이고요. 좋은 글을 쓰는 건 삶에서 나오는 거예요. 어려움과 역경을 극복했을 때 힘 있는 글이 나오는 거예요. 재미가 있으려면 굴곡이 있어야 돼요.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하는 건 뭔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사장으로서 고도원, 고위 공무원으로서 고도원, 사람으로서 고도원은 어떤 사람인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70살을 넘긴 인생을 살면서 자기의 존엄과 명예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인생을 마칠 때까지 제 이름의 존엄을 지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그럴수록 꿈을 기지고 꿈을 이룬 후 꿈 너머 꿈을 가지세요. 그러면 현실은 막막하고 힘들어도 목표가 생길 거예요.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왼쪽)과 김호이 기자(오른쪽) [사진=김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