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사람들] 사진 작가 마리아 스바르보바에게 수영장이 준 영감

2023-08-01 08:11

8월 무더위가 한창으로 접어들면서 수영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늘고있다. 이 가운데 수영장을 더위를 식히는 공간이 아닌 예술 공간으로 승화시킨 작가도 있다. 슬로바키아 출신 작가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수영장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촬영한다. 대형 유리를 넘어 들어오는 빛, 일렁이는 물, 색색의 타일까지. 그에게 수영장은 늘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마리아 스바르보바 사진 작가 [사진=김호이 기자]
-작업과정이 어떻게 되나.
저는 과거와 미래의 상관관계를 발견하고 두 요소를 결합시키며 시각적 요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해요. 제 작품은 먼 미래를 탐험하는게 아니라 시간을 초월한 또는 미래의 무언가를 상기시키는 현재에 머물며 몇십 년 후에도 시대를 초월한 그대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촬영 전 기획 단계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촬영에 소요되는 시간은 어떻게 되나.
저는 시각적 구상이 현실로 충분히 구현되는 편 같아요. 사진을 찍기 전에 최종 이미지가 어떨지 미리 구상하지만, 실제 사진 촬영 중에도 새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지를 남겨놓고 일하기도 합니다. 때로 미리 구상된 본래 계획을 현장에서 바꾸기도 하고요.

중요한 점은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창조하는 것이에요. 저는 세트 및 의상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모델, 프로듀서와 로케이션 스카우트로 이루어진 팀을 편성합니다. 때문에 프로젝트 계획과 촬영 단계에서 기획과 소통은 굉장히 중요해요. 이로 인해 최종 결과가 상당히 빨리 구체화 되기도 하며 다른 경우에는 시리즈에 따라 조금 더 길어지기도 합니다. 

저는 제 자신을 명확한 비전이 있고 손이 빠르다고 생각해요. 사진을 찍는 도중에 제가 발견한 완벽한 장면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릴까 두렵기 때문에 저는 그 찰나를 포착하기 위해 사진을 매우 빠르게 많이 카메라에 담습니다. 후반 편집 과정은 단순한 마무리 작업일 뿐 사진은 작가의 상상에 따라 카메라에 담기는 초반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칭 구도를 많이 사용하는데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
일상에서도 미니멀리즘과 대칭 구도를 선호해요. 대칭 구도에선 시간 초월적인 요소와 공상 과학적인 특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직선으로 구성되고 일광이 들어오는 열린 공간을 좋아합니다. 직선과 일광은 제 작품의 분위기를 산뜻하고 자유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제가 작업에서 자주 차용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원하는 색감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며 색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
저는 현실적인 장면들을 사진에 담는 것을 선호해요. 그리고 이러한 일상의 장면들을 'The Doctor and the Butcher'에서와 같이 몽환적인 색상으로 표현함에서 나오는 대비를 즐깁니다. 다른 예를 들자면 'The Doctor'에서 다소 무겁나 오싹할 수 있는 주제를 선명한 파스텔 색으로 표현했어요. 이런 방법으로 관람자에게 재미를 부여해요
 
-작업을 위한 습관과 수집하는 것들이 있나.
일상 속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에요. 저는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나 가구 등을 통해서 영감을 많이 얻고 있어요. 추상화 작품을 좋아하고 인테리어 디자인은 프랑스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좋아해요.
 
인터뷰 장면 [사진=김호이 기자]
-감각은 학교에서 안 알려주지 않냐. 어디서 영감을 얻나.
건축물들을 보면서 영감을 얻고 작업을 해요. 직선이나 기하학적인 요소를 통해서 새로운 생각을 하고 영감을 얻어서 작품으로 만들어 내고 있어요.
 
-수영장 등 물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다. 수영장이라는 공간의 의미가 궁금해요.
수영장은 신선함을 주는 공간이에요. 특히 직선이나 하얀 타일, 수영장에 들어오는 직사광선 등이 저한테 많은 영감을 줘서 수영장에서 사진 촬영을 좋아해요.
 
-사진이 준 가장 큰 기회는 무엇이고 만약 사진을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 것 같나.
사진은 저에게 독립적인 자유를 부여합니다. 전 제가 사랑하는 것을 최대한으로 즐기고 있으며 사진 외에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는 상상도 가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고정관념에 갇혀 새로운 걸 시도하기를 망설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새로운 걸 시작하는데 두려움을 갖지 말고 언제나 진심을 바쳐서 자신만의 것들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왼쪽부터) 김호이 기자와 작가 마리아 스바르보바 사진작가 [사진=김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