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시위 사흘째, 약탈·방화 등 과격화...1100명 체포, 경찰 200여 명 부상

2023-07-01 13:49

경찰이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알제리계 17세 소년을 총으로 쏴 숨진 사건과 관련해 프랑스 전역에서 사흘간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4만5000여 명의 경찰관과 장갑차를 거리에 배치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달 30일 270명이 체포됐고, 시위가 시작된 이래 총 11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관 200여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시위대의 평균연령은 숨진 알제리계 소년과 같은 17세다.
 
시위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점약탈, 방화 등 점차 폭력적으로 격화하고 있다.
 
AFP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밤 시위대와 경찰 간에 충돌이 있었고, 파리의 나이키와 자라 매장 등 여러 상점들이 약탈당했다고 전했다. 마르세유 중심부에서는 시위대가 총포상을 약탈하고 사냥용 소총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당국에 따르면 일부 지역은 경찰서에 화염병이 투척됐고, 북부 릴에서는 초등학교와 구청에 화재가 발생했다.
 
마르세유 도심에서는 도서관이 파괴됐고, 인근에서는 경찰이 100~150명의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위기 대응을 위해 지난달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일정 중 긴급 귀국했다. 그는 최근 시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는 것을 고려해 소셜미디어 회사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27일 17세 소년 나엘이 교통 단속 중 총에 맞아 사망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당시 교통경찰은 운전대를 잡고 있던 나엘이 차량으로 자신을 위협했기 때문에 발포했다고 주장했지만,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일방적으로 총을 겨누며 운전자를 향해 "머리에 총을 쏘겠다"고 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분노를 일으켰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10대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 경찰관은 낭테르의 한 도로에서 교통 법규를 위반한 나엘(17) 군의 차를 멈춰 세웠다가, 나엘 군이 차를 몰고 출발하자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은 프랑스 경찰의 고질적인 인종차별 행태를 보여준다며 프랑스 전역에 분노를 확산시켰고 여러 도시에서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