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개각] 통일부 김영호ㆍ권익위 김홍일 지명…문체부 2차관 장미란 깜짝 발탁

2023-06-30 00:03
장·차관 15명 교체…용산 비서관 5명 전진 배치, 부처 장악력 극대화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장‧차관 15명을 교체했다. 장관급은 2명에 불과하지만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을 주요 부처 차관으로 전진배치하면서 '사실상 개각'에 준한다는 평가다. 다만, 주요 장관 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국정 운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김영호 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장(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을 통일부 장관 지명자로, 국민권익위원장에 김홍일 변호사(전 부산고검장)를 내정하는 인사 내용을 발표했다.
 
김 지명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외교통상부 인권대사를 지냈다. 북한 체제 붕괴를 주장하는 '대북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는 지명 소감에서 "원칙을 갖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윤 대통령의 검찰 선배로 대선캠프에서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07년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검사로 근무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는 "부패 방지와 국민 권익 구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국가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차관급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깜짝 발탁된 '역도영웅' 장미란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올림픽 등에서 금메달 그랜드슬램을 이뤘고 (은퇴 후) 후학도 육성하며 현장과 이론을 겸비했다"며 "문화 쪽에 방탄소년단(BTS) 등이 확 잡는 것처럼, 체육도 새바람을 불어넣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대통령실 비서관 5명도 전진 배치됐다. 김오진 관리비서관과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은 국토교통부 1차관과 2차관에 각각 임명됐다.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은 환경부,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은 해양수산부,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집권 2년 차를 맞아 개혁 동력을 얻으려면 부처에 조금 더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가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라며 "과거 정부도 그래왔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는 김완섭 예산실장,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 오기웅 기획조정실장이 내부 승진했다. 외교부 2차관은 오영주 주베트남대사, 통일부 차관은 문승현 주태국대사를 발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한훈 통계청장,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다.

차관급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에는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가 지명됐다. 

한편 방송통신위원장에 사실상 내정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와 교체설이 거론됐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선에서 발표되지 않았다.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7월 말 혹은 8월 초 추가 장‧차관 인사 때 함께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내정자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장차관 인사 발표에 나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배석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