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주석중 교수 유품 '라면 스프'에 먹먹...아들 "식사 시간도 아까우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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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주석중 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영결식이 치러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주석중 서울 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장남 주현영씨가 추모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주씨의 감사 인사에는 평소 고(故) 주 교수가 환자들의 치료에 매진했던 것으로 추측되는 모습이 담겨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현영씨가 추모객들에게 전한 감사 메시지를 공개했다.
주현영씨는 "여러분께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저희와 함께해 주신 덕분에 아버지 장례를 무사히 마쳤다"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별이라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고 비통했지만, 정말 많은 분들께서 오셔서 아버지가 평소 어떤 분이셨는지 얘기해 주시고, 진심 어린 애도를 해 주셔서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주현영씨는 "장례를 마치고 며칠 후 유품을 정리하러 연구실에 갔었다. 책상 아래 박스에 버려진 라면 스프가 널려 있었다"며 "제대로 식사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서, 아니면 그 시간조차 아까워서 연구실 건너 의국에서 생라면을 가져와 면만 부숴 드시고 스프는 그렇게 버려둔 것이 아닌가 여겨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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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주씨는 "오로지 환자 보는 일과 연구에만 전심전력을 다하시고 당신 몸은 돌보지 않던 평소 아버지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 너무나 가슴 아팠다"며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평소 주 교수가 환자를 생각했던 마음도 유품을 정리하며 그대로 드러났다. 아들 주씨는 아버지의 유품 서류 속 평소 사용하던 만년필로 직접 쓴 몇 개의 기도문도 있었다며 '제가 환자의 치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모두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라는 문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리 위험한 수술이라도 '내가 저 환자를 수술하지 않으면 저 환자는 죽는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감당해야지 어떡하겠냐'고,'확률이나 데이터 같은 것이 무슨 대수냐'고 그러셨던 아버지 말씀이 떠올랐다"고 했다.
한편 주석중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1시20분쯤 송파구 풍납동의 한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고(故) 주석중 교수는 지난 2020년 서울아산병원에서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수술 난도가 어려운 대동맥 박리 치료 및 수술의 국내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