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e-사람] 김영자 김제시의회 의장 "행동하는, 소통하는, 신뢰받는 의회 굳건히 할 것"

2023-06-26 08:59
제8대 후반기, 제9대 전반기 의장으로서 의정성과 '활발'
조직권·예산권서 독립성·자율성 확보 시급…집행부, 더 소통하는 모습 보여야

김영자 김제시의회 의장 [사진=김제시의회]

김영자(60) 전북 김제시의회 의장은 혼돈에 빠진 김제시의회를 본궤도에 올려놓은 것을 넘어, 어느 때보다 활발한 의정성과를 달성한 리더십이 돋보이는 의장으로 평가받는다.

제8대 시의회는 의원 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갓 취임한 후반기 의장이 중도 사퇴하는 홍역을 앓았다.

혼돈의 시대를 탈피하기 위해 김제시의회는 용단을 내렸다.당시 3선의 김영자 의원을 새로운 의장으로 선출한 것. 

일종의 ‘구원투수’인 셈인데, 시의회의 선택은 옳았다. 김영자 의장은 곧바로 의회의 올바른 정립과 활발한 의정활동에 중점을 뒀고, 이내 시의회는 안정을 찾았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김 의장은 제9대 전반기에도 또다시 의회의 수장직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연임은 시의회 역사상 최초다.

제9대 의장 취임 1년을 맞은 김 의장은 “앞으로도 행동하는 의회, 소통하는 의회, 신뢰받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직권과 예산권에서 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고, 집행부에 대해서는 더 소통하고 서로 존중할 것을 주문했다.

김영자 의장이 시의회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제시의회]

- 제8대 후반기 의장으로서 김제시의회 역사상 첫 여성의장을 기록한 데 이어, 제9대 전반기 의장으로서 연임하셨습니다. 제8대에 이어, 제9대 전반기 의장으로서 취임 1년을 맞은 소감은?
  
“2010년 처음 김제시의원으로 당선돼 시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활동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 지났고, 의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은 지도 제8~9대를 합쳐 어느덧 2년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민들의 애정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의회의 수장으로서 시민이 주신 기대에 부응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지역 곳곳을 두루 살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노력이 여러분들의 눈높이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와 닿았을지 염려되는 마음이지만, 허락해준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의정활동에 매진할 것을 매 순간 다짐하고 있습니다.
  
의회가 존재하는 것은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그리고 더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당적·나이·성별·지역구를 떠나 초선과 다선 의원 간의 화합을 위해 서로 소통하며 김제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복리 증진을 위해 합을 맞추고 노력하는 시간을 보내왔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행동하고, 소통하고, 신뢰받는 김제시의회’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시민의 뜻을 더욱 받들어 김제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여성 의장으로서의 장점, 그리고 제8대 후반기와 제9대 전반기 1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는지?
 
“양성평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변화했고 여성의 정치참여와 사회진출에 대한 목소리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현 상황에서, 성별이 갖는 장점을 거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있습니다.(웃음) 

여성 의장으로서의 장점을 굳이 꼽아본다면, 먼저 여성‧노인‧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관점에서 모든 사안을 검토해보려는 기본적인 의정마인드, 여성의 섬세함과 꼼꼼함을 바탕으로 시민들과 한 약속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지키려고 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개성과 주관이 뚜렷한 개개인 의원 간 또는 집행부와의 갈등과 분쟁이 발생한 경우 협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보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대응하여 화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여성 의장으로서의 장점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8대 후반기와 9대 김제시의회의 전반기 1년을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질문해주셨는데요. 

자치분권 추세가 점점 강화되는 요즘, 지방의회도 보다 전문적인 의정활동을 위해 의원들의 역량 강화와 전문적인 소양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만 시민들의 뜻을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부족함 없이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정책지원관 추가 채용, 정책 연구를 위한 의원 연구단체의 활성화, 국내외 연수와 별도로 전문가 초빙 자체교육 실시 등으로 의정 현장에서 꼭 필요한 실무역량을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매달 정기, 수시로 개최되는 의원간담회에 더욱 내실을 기해 현안 사업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치열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실효성 있는 사업이 발굴·추진되도록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5분 자유발언, 의원발의 조례안 등의 활발한 의정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제시의회 본회의 [사진=김제시의회]

-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많이 확보됐지만, 아직도 더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제대로 된 의회 권한과 활동을 위해 시급한 제도는?

“지방자치법이 32년 만에 개정돼 지난해부터 시행되면서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책임성이 강화됐고, 주민자치 활성화, 주민발안조례의 청구요건 완화 등으로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정치의 물결이 거세어져 가고 있습니다.

비록 지방의회 의장의 인사권을 필두로 한 인사권 독립으로부터 지방의회의 권한과 자율성이 강화됐다고 하지만, 의회 사무직원의 정수를 각 지방의 재정 규모, 인구수 등에 따라 조례로 정하도록 돼 있지 않고 인건비를 고려한다는 명목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돼 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국회의 경우 국가재정법상 독립기관으로 분류돼 예산편성권을 갖지만, 현행법상 지방의회의 예산편성권은 지자체에서 갖고 있습니다. 속칭 ‘돈줄’을 쥔 지자체 앞에서 당당할 수만은 없기에 의회 본연의 집행부 견제‧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예산편성권은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조직권과 예산권에서의 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가 시급한 현안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의회로의 여성 진출이 활성화됐음에도, 전북에서는 아직도 여성 단체장이 탄생한 적이 없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중앙선관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치러진 제6~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자 중 여성 기초단체장은 9명(6회)→8명(7회)→7명(8회)으로 점점 줄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여성의 비율이 낮은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여성정치인의 부재에 기인한다기보다는, 거대 양당의 여성 공천이 적은 데다 당선이 유력한 지역에서는 여성후보를 거의 내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의 경우 민주당의 전통적 표밭이라는 특수성으로 이러한 현상이 지속됐던 것이라고도 일견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능력 있는 여성이 권한이 있는 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치문화의 개선, 제도적인 보완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역에서도 역량 있는 여성정치인의 육성과 활발한 사회참여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현재 지역의 최대 현안과 이에 대한 의회 입장은?
  
“최근 새만금권역 행정구역 관할권과 관련해 군산시와의 갈등이 격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만금 신항과 동서도로의 관할을 두고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불필요한 소모전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 아쉽지만, 김제시의회가 시종일관 견지하는 입장은 매우 명확합니다.

새만금 동서도로와 새만금 신항의 관할권은 11년간의 지리한 공방 끝에 2013년 대법원의 판결로 결정이 난 방조제 관할에 적용됐던 새만금 전체 매립지 관할과 관련된 기본 원칙과 법에 근거해 판단하면 될 일입니다. 당시 대법원이 만경강과 동진강을 경계로 새만금 매립지를 나누면서 김제시의 구역으로 정한 위치에 두 시설이 모두 위치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접근성’과 ‘행정의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새만금 2호방조제 내외 측에 건설되는 동서도로와 새만금 신항은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김제시 관할 행정구역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쉽게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 2월부터 행안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고 관심이 집중된 지역의 최대현안이기에, 김제시의회는 그 결과를 담담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영자 김제시의회 의장이 세만금미래 김제시민연대 발대식에 참석했다.[사진=김제시의회]

-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기관으로서, 집행부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집행부와 의회는 사업이나 조례개정 등 업무 추진 시 애로사항과 문제점이 있다면 함께 머리 맞대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파트너십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정성주 김제시장이 김제시의회 의원으로 봉사하셨기 때문에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가 좋을 것이다, 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는 편견을 갖고 바라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김제시의 발전과 김제시민을 위하는 목표에는 모두 한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따끔한 지적과 개선요구를, 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점은 주요사업 추진의 시작과 끝까지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서로의 의견을 틀린 의견이 아닌 다른 관점의 의견으로 인식하고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모습을 보일 때, 한층 더 성숙하고 모범이 되는 김제시의회와 집행부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균형있게 협조하고 동반 성장하는 관계가 되기를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먼저 김제시의회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주시는 김제시민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9대 전반기 의회가 시작한 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시민만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시간을 뒤돌아보니 ‘뿌듯함이 반, 아쉬움이 반’인 마음입니다. 

14명 김제시의원들 모두는 시민의 대변자로서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적극적인 의정활동으로 먼저 다가가고 여러분들의 고충과 아픔을 살피고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8만 김제시민이 있기에 존재하는 김제시의회가 항상 열린 자세로,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점 꼭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비판과 질책 또한 달게 받으며, 보다 성숙하고 발전하는 의회로서 김제시민의 행복을 위한 청사진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남은 임기 동안 시민들께서 주시는 애정 어린 관심과 따뜻한 격려가 부끄럽지 않은 의정활동을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