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유럽·日과 개인정보보호 '초국가적 AI 규율' 협력 추진
2023-06-23 16:49
개인정보위·디플정위, AI 설명가능성·공정성·투명성·책임성 규제 필요성 제시
한국 정부가 유럽·아시아 주요국 개인정보 감독기관과 인공지능(AI) 분야 국제 규범을 마련하는 논의를 시작했다. 국내서 개인정보를 규율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와 정부 업무, 대국민 서비스 혁신을 담당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디플정위)가 AI의 설명 가능성과 공정성·투명성·책임성에 초점을 맞춘 규제 필요성을 제시했다.
개인정보위·디플정위는 23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영국·독일·일본 개인정보 감독기관과 유럽연합(EU)·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내외 AI 전문가와 업계를 아우르는 산·학·연 관계자와 일반인 300여명이 참석하는 ‘AI와 데이터 프라이버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개인정보위는 한국, 일본, 유럽 주요국가 개인정보 분야 관계자가 모여 지속 협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AI가 사회 전반에 막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지만 부작용과 위험에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고 지적하고 기존 개인정보 보호 법률 원칙을 AI 영역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봤다.
그는 개인정보 감독기관 간 AI 이슈를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찾기 위해 국가간 AI 관련 처분 사례 등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AI 프라이버시 이슈를 다루는 국가간 소통 창구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주요 AI 서비스 제공자가 초국가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서비스하는 환경에서 개별 국가 규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고진 디플정위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AI 활용과 확산을 위해 사회적 공감대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에 대한 차별, 편향, 사회적 불평등이 야기되지 않도록 AI 알고리즘의 공정성, 투명성, 책임성에 관해 오늘과 같은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존 에드워즈 영국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오후 세션에서 규제기관으로서 생성 AI의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사용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기술이 프라이버시와 일반 대중의 신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명성 확보와 정보에 입각한 동의 및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울리히 켈버 독일 연방데이터보호정보자유위원회 위원장은 사람들이 AI 시스템 차별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어야 하고 AI 법제를 통해 침해신고 수단이 확립돼야 한다고 했다.
유지 아사이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은 생성 AI에 관한 성명서와 실행계획이 지난 20~21일 도쿄에서 열린 제3차 G7 데이터 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당국 회의에서 채택됐으며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 문제에 더 많은 논의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U 개인정보보호 이사회(EDPB)와 개인정보보호 감독기구(EDPS), OECD 데이터 보호 조직 대표자들은 일관된 AI 규제 체계 구축에 협력할 뜻을 밝히고 더 효과적인 규제 집행 방안 마련에 동의했다.
콘퍼런스에 대면으로 참석하지 못한 프랑스 국가정보자유위원회는 우리나라 개인정보위와 함께 각국 개인정보 감독기구, 국제기구, AI 관련 기업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교류 체계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고학수 위원장은 AI 시대에 대두되는 프라이버시 이슈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의 발전을 위한 국제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했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삼성전자, 메타, 구글 등 기업 개인정보 보호 정책 담당자들도 AI 기술 위험 완화를 위해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합리적 규제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현종 삼성전자 개인정보 담당 상무는 AI 학습 데이터 수집과 이용간 프라이버시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관 협업으로 합리적이고 균혀 있는 AI 개인정보 보호 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레이나 영(Raina Yeung) 메타 개인정보 정책 이사는 AI 기술 영향력이 한 기업과 국가에 국한하지 않는 만큼 정부와 업계는 잠재적 위험을 줄일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에 대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젤라 쉬(Angela Xu) 구글 개인정보 보호 법률팀 책임자는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해 왔고 앞으로도 프라이버시 원칙과 책임 있는 AI 관점으로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