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 칼럼] K-우주, 재사용 발사시장 전쟁에 참전하려면
2023-07-06 06:00
지난 5월 25일 우리나라는 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리면서 자력발사 능력을 증명했다. 머지않아 기술이전과 고도화 단계를 거치면 민간 기업이 상업 발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최근 200번째 착륙에 성공한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로켓의 재사용과 낮은 가격을 기반으로 발사시장을 석권하고 있어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스페이스X는 이미 늘어난 저궤도 우주경제 활동과 심우주 수송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초대형발사체인 스타십(Starship)을 개발 중이며, 이 과정에서 재사용 횟수를 15회에서 100회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케로신에서 메탄으로 연료를 변경했다. 스페이스X의 투명한 가격 정책과 기술력에 위기의식을 느낀 유럽과 일본은 그동안 상업 발사서비스를 제공해온 대표 발사체인 아리안 5(Ariane 5)와 H-IIA를 은퇴시키고 발사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기 위해 지난 5년간 신규 발사체를 개발해왔다. 이들 정부는 발사체 재사용이 가격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임을 인식하고 정지위성용 대형발사체 개발사업과 동시에 재사용 핵심기술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2년 달착륙을 목표로 신규 로켓엔진과 차세대발사체 개발에 나설 예정이며 민간 기업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초기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는 공동 개발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재사용 상업 발사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스페이스X의 기술개발 전략과 이를 지원한 NASA의 COTS(Commercial Orbital Transportation Service) 및 CRS(Commercial Resupply Service) 사업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을 위시한 발사 강국들은 기업을 중심으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했으나 가격경쟁력보다는 신뢰성과 발사적시성을 강조해왔다.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우주왕복선 사업이 종료되면서 국제 우주정거장에 대한 자체적인 수송 수단이 사라지자 NASA는 직접 연구개발 해서 사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수송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정책을 전환하고 COTS와 CRS 사업을 도입했다. 비용에 비례해서 이윤을 보장해주던 기존 계약 방식에서 벗어나 SAA(Space Act Agreement)라는 특별 법령을 통해 고정 가격(fixed price)의 계약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는 발사체 개발 및 비행시험 전 주기를 세세한 마일스톤으로 나누고 각 단계가 달성되면 사전에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기업이 기술혁신과 비용절감을 통해 목표를 빨리 달성하면 추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메커니즘이 그 핵심이다. 개발한 기술과 비행체 소유권이 기업에 남기 때문에 투자 유치가 가능하고 자체 투자를 통해 개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
벤처 투자자 입장에서도 각 단계의 통과 여부가 NASA 사업을 통해 확인되었기 때문에 2015년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 자본이 로켓 개발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NASA로부터 팰컨(Falcon)9 발사체와 드래곤(Dragon) 우주선 개발에 각각 5000억과 8000억 수준의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방식으로 개발한 NASA의 SLS(Space Launch System) 발사체와 오리온(Orion) 우주선에 50조 이상의 비용이 투입된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이제 NASA는 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 사업을 통해 달에 가는 수송 서비스를 민간 기업으로부터 구매할 예정이다. 우주 분야에서는 민간이 정부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해서 제공하도록 그 개발과정을 지원하는 이러한 움직임을 민관협력사업(Public-Private-Partnership)으로 정의한다. 저궤도 위성 군을 통한 레이저 통신 네트워크 구축, 정지궤도 수명연장 임무와 같이 투자 대비 이윤을 계산할 수 있는 사업보다는 재사용 발사체 개발이나 달에서의 자원 채굴처럼 파급효과는 크지만 당장 이윤을 실현하기 어려운 사업 영역에서 효과적인 방법이다.
국내에도 산업체 중심의 로켓엔진 개발을 지원하는 국가사업이 진행 중이다. 급격히 늘어난 소형위성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발사서비스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민간 기업의 로켓 엔진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3단계 6년에 걸쳐 추력 3톤급 소형 엔진을 설계, 제작, 시험함으로써 기업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으로 1단계 3개, 2단계 2개, 3단계 1개 컨소시엄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쟁형이라는 관점에서 NASA의 COTS 사업과 유사하나, 단계평가에 따라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없는 기업이 발생하고 기업 자체의 로드맵으로 개발 일정을 당길 수 없는 점이 다르다. 또한 기업이 개발하는 대상이 발사체가 아니기 때문에 발사서비스를 시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구 저궤도의 공간이 제한적이고 유용한 주파수 대역이 빠르게 채워지고 있어 우주 경제 및 안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다.
만약 우리나라가 저궤도 위성군을 통해 재방문 주기를 유의미한 수준으로 낮추거나 레이저 기술을 기반으로 국가재난 상황에서의 네트워크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면 수백 기의 위성을 제작하고 다양한 궤도로 올리고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대대적인 투자를 유치한 독일 기업은 24개의 궤도면에 각각 25개의 500㎏급 소형위성을 올릴 예정이다. 산술적으로는 7~8톤 수준의 탑재성능을 갖는 발사체를 개발해서 1년에 48회 발사하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자력 발사나 달착륙과 같은 성능 위주의 목표로 발사체를 개발하면 수백 기의 위성을 1년 이내에 올릴 수 있는 양산 체제와 발사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쯤에서 4만여 기의 통신위성을 통해 스타링크(Starlink)로 불리는 범지구 네트워크를 실현 중인 스페이스X의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2018년과 2022년 스페이스X 공장을 두 차례 방문했다. 놀랍게도 4년 만에 공장 대부분이 1단 조립에서 2단 조립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현재 1단과 2단으로 구성된 Falcon9 발사체를 매주 1회 발사하고 1단을 회수한다. 1단을 15회 사용할 수 있으므로 연간 52개의 2단 양산에 집중하고 드론십을 타고 돌아온 1단은 발사장 근처 창고에 4~5개 정도 보관한다. 고객으로부터 발사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을 시작하는 방식이 아니라 미리 준비된 발사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발사체 가격의 70%를 차지하는 1단을 회수함으로써 저궤도 접근 비용을 낮추었다. 이로써 양산 공장의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고도 시장에서 요구하는 발사 빈도를 충족하고 있다. 2022년에는 새롭게 개발 중인 메탄 엔진을 볼 수 있었으며, 이 엔진을 기반으로 1단과 2단 모두를 100회 이상 재사용하는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었다. 한 종류의 엔진을 개발해서 1단과 2단에 적용하는 것은 기존과 같다. 누리호처럼 케로신을 연료로 사용하는 Falcon9의 1단 멀린 엔진의 경우 개발이 완료된 후에도 연소압을 조정하는 등 설계변경을 통해 성능을 계속 올렸다. 엔진의 효율적인 양산을 위해서 밸브를 통합하여 개수를 줄이고 엔진을 경량화 하는 등 첫 발사 후 몇년 동안 동일 엔진을 사용한 경우가 드물 정도로 계속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이러한 의사결정이 첫 발사서비스까지의 개발 비용과 이후 양산 비용을 낮추려는 의도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저궤도 초소형 위성군과 같은 국가 인프라를 실현하려면 재사용 상업 발사서비스를 함께 갖출 필요가 있다. 민관협력사업(PPP) 형태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사체를 확보하려면 고정가격 계약 방식으로 민간 기업이 자체 로드맵과 투자금으로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NASA의 COTS와 같은 민간 발사역량 지원사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는 Falcon9 발사체를 가져와도 그대로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한적이기에 한 개의 메탄 엔진을 잘 개발하여 우리만의 ‘Falcon9’을 구성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사업 초기 Falcon1의 발사를 통해 엔진 기술을 포함한 발사서비스 전체 절차를 검증하고, Falcon9이라는 1단 재사용 기술을 탄생시켰다. 우리나라도 민간 기업이 소형발사체를 통해 메탄 엔진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재사용 상업 발사서비스로 확장해가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재사용 상업 발사서비스 개발의 비용과 위험을 낮추고 효율적인 국가 위성 발사역량을 갖출 수 있다. 이미 기업들은 우주부품 국산화에 착수하여 선진국 수준의 추진제 탱크, 저비용 경량 에비오닉스, 단간연결 엄빌리칼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물과 상단용 고성능 소형 엔진을 엮어서 민간 발사서비스를 증명할 기회를 만들면, 기업이 투자를 통해서 기술 개발과 발사역량 확보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기주 필자 주요 이력
▲미국 메릴랜드대 박사 ▲전 미국 올드도미니언 대학의 항공우주공학과 조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스페이스X는 이미 늘어난 저궤도 우주경제 활동과 심우주 수송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초대형발사체인 스타십(Starship)을 개발 중이며, 이 과정에서 재사용 횟수를 15회에서 100회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케로신에서 메탄으로 연료를 변경했다. 스페이스X의 투명한 가격 정책과 기술력에 위기의식을 느낀 유럽과 일본은 그동안 상업 발사서비스를 제공해온 대표 발사체인 아리안 5(Ariane 5)와 H-IIA를 은퇴시키고 발사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기 위해 지난 5년간 신규 발사체를 개발해왔다. 이들 정부는 발사체 재사용이 가격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임을 인식하고 정지위성용 대형발사체 개발사업과 동시에 재사용 핵심기술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2년 달착륙을 목표로 신규 로켓엔진과 차세대발사체 개발에 나설 예정이며 민간 기업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초기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는 공동 개발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재사용 상업 발사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스페이스X의 기술개발 전략과 이를 지원한 NASA의 COTS(Commercial Orbital Transportation Service) 및 CRS(Commercial Resupply Service) 사업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을 위시한 발사 강국들은 기업을 중심으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했으나 가격경쟁력보다는 신뢰성과 발사적시성을 강조해왔다.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우주왕복선 사업이 종료되면서 국제 우주정거장에 대한 자체적인 수송 수단이 사라지자 NASA는 직접 연구개발 해서 사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수송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정책을 전환하고 COTS와 CRS 사업을 도입했다. 비용에 비례해서 이윤을 보장해주던 기존 계약 방식에서 벗어나 SAA(Space Act Agreement)라는 특별 법령을 통해 고정 가격(fixed price)의 계약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는 발사체 개발 및 비행시험 전 주기를 세세한 마일스톤으로 나누고 각 단계가 달성되면 사전에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기업이 기술혁신과 비용절감을 통해 목표를 빨리 달성하면 추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메커니즘이 그 핵심이다. 개발한 기술과 비행체 소유권이 기업에 남기 때문에 투자 유치가 가능하고 자체 투자를 통해 개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
벤처 투자자 입장에서도 각 단계의 통과 여부가 NASA 사업을 통해 확인되었기 때문에 2015년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 자본이 로켓 개발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NASA로부터 팰컨(Falcon)9 발사체와 드래곤(Dragon) 우주선 개발에 각각 5000억과 8000억 수준의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방식으로 개발한 NASA의 SLS(Space Launch System) 발사체와 오리온(Orion) 우주선에 50조 이상의 비용이 투입된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이제 NASA는 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 사업을 통해 달에 가는 수송 서비스를 민간 기업으로부터 구매할 예정이다. 우주 분야에서는 민간이 정부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해서 제공하도록 그 개발과정을 지원하는 이러한 움직임을 민관협력사업(Public-Private-Partnership)으로 정의한다. 저궤도 위성 군을 통한 레이저 통신 네트워크 구축, 정지궤도 수명연장 임무와 같이 투자 대비 이윤을 계산할 수 있는 사업보다는 재사용 발사체 개발이나 달에서의 자원 채굴처럼 파급효과는 크지만 당장 이윤을 실현하기 어려운 사업 영역에서 효과적인 방법이다.
국내에도 산업체 중심의 로켓엔진 개발을 지원하는 국가사업이 진행 중이다. 급격히 늘어난 소형위성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발사서비스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민간 기업의 로켓 엔진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3단계 6년에 걸쳐 추력 3톤급 소형 엔진을 설계, 제작, 시험함으로써 기업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으로 1단계 3개, 2단계 2개, 3단계 1개 컨소시엄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쟁형이라는 관점에서 NASA의 COTS 사업과 유사하나, 단계평가에 따라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없는 기업이 발생하고 기업 자체의 로드맵으로 개발 일정을 당길 수 없는 점이 다르다. 또한 기업이 개발하는 대상이 발사체가 아니기 때문에 발사서비스를 시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구 저궤도의 공간이 제한적이고 유용한 주파수 대역이 빠르게 채워지고 있어 우주 경제 및 안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다.
만약 우리나라가 저궤도 위성군을 통해 재방문 주기를 유의미한 수준으로 낮추거나 레이저 기술을 기반으로 국가재난 상황에서의 네트워크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면 수백 기의 위성을 제작하고 다양한 궤도로 올리고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대대적인 투자를 유치한 독일 기업은 24개의 궤도면에 각각 25개의 500㎏급 소형위성을 올릴 예정이다. 산술적으로는 7~8톤 수준의 탑재성능을 갖는 발사체를 개발해서 1년에 48회 발사하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자력 발사나 달착륙과 같은 성능 위주의 목표로 발사체를 개발하면 수백 기의 위성을 1년 이내에 올릴 수 있는 양산 체제와 발사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쯤에서 4만여 기의 통신위성을 통해 스타링크(Starlink)로 불리는 범지구 네트워크를 실현 중인 스페이스X의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2018년과 2022년 스페이스X 공장을 두 차례 방문했다. 놀랍게도 4년 만에 공장 대부분이 1단 조립에서 2단 조립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현재 1단과 2단으로 구성된 Falcon9 발사체를 매주 1회 발사하고 1단을 회수한다. 1단을 15회 사용할 수 있으므로 연간 52개의 2단 양산에 집중하고 드론십을 타고 돌아온 1단은 발사장 근처 창고에 4~5개 정도 보관한다. 고객으로부터 발사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을 시작하는 방식이 아니라 미리 준비된 발사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발사체 가격의 70%를 차지하는 1단을 회수함으로써 저궤도 접근 비용을 낮추었다. 이로써 양산 공장의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고도 시장에서 요구하는 발사 빈도를 충족하고 있다. 2022년에는 새롭게 개발 중인 메탄 엔진을 볼 수 있었으며, 이 엔진을 기반으로 1단과 2단 모두를 100회 이상 재사용하는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었다. 한 종류의 엔진을 개발해서 1단과 2단에 적용하는 것은 기존과 같다. 누리호처럼 케로신을 연료로 사용하는 Falcon9의 1단 멀린 엔진의 경우 개발이 완료된 후에도 연소압을 조정하는 등 설계변경을 통해 성능을 계속 올렸다. 엔진의 효율적인 양산을 위해서 밸브를 통합하여 개수를 줄이고 엔진을 경량화 하는 등 첫 발사 후 몇년 동안 동일 엔진을 사용한 경우가 드물 정도로 계속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이러한 의사결정이 첫 발사서비스까지의 개발 비용과 이후 양산 비용을 낮추려는 의도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저궤도 초소형 위성군과 같은 국가 인프라를 실현하려면 재사용 상업 발사서비스를 함께 갖출 필요가 있다. 민관협력사업(PPP) 형태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사체를 확보하려면 고정가격 계약 방식으로 민간 기업이 자체 로드맵과 투자금으로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NASA의 COTS와 같은 민간 발사역량 지원사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는 Falcon9 발사체를 가져와도 그대로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한적이기에 한 개의 메탄 엔진을 잘 개발하여 우리만의 ‘Falcon9’을 구성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사업 초기 Falcon1의 발사를 통해 엔진 기술을 포함한 발사서비스 전체 절차를 검증하고, Falcon9이라는 1단 재사용 기술을 탄생시켰다. 우리나라도 민간 기업이 소형발사체를 통해 메탄 엔진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재사용 상업 발사서비스로 확장해가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재사용 상업 발사서비스 개발의 비용과 위험을 낮추고 효율적인 국가 위성 발사역량을 갖출 수 있다. 이미 기업들은 우주부품 국산화에 착수하여 선진국 수준의 추진제 탱크, 저비용 경량 에비오닉스, 단간연결 엄빌리칼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물과 상단용 고성능 소형 엔진을 엮어서 민간 발사서비스를 증명할 기회를 만들면, 기업이 투자를 통해서 기술 개발과 발사역량 확보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기주 필자 주요 이력
▲미국 메릴랜드대 박사 ▲전 미국 올드도미니언 대학의 항공우주공학과 조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