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영평가] 한전 D등급 '역시나', 자회사는 '선방'…가스공사 '의외'

2023-06-16 11:27
한전, 지난해 C등급에서 1단계 후퇴한 D등급
5개 발전자회사 등급 하락...동서발전 S→B등급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한전)가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지난해에만 32조원 넘는 영업 적자를 기록하면서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게 경영평가에 반영됐다. 재무 상황이 악화한 발전자회사는 전반적으로 등급이 하락했다. 그러나 한전에 비해 높은 등급을 받으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공기업 36개, 준정부기관 94개, 감사평가 기관 63개 등 193개 공공기관의 2022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가 새로 마련한 기준에 맞춰 진행한 첫 경영평가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정부는 효율성과 공공성 간 균형 있는 평가에 중점을 뒀다. 재무성과 지표는 기존 10점에서 20점으로 확대됐다. 

한전은 이번 경영평가에서 D등급(미흡)을 받았다. C등급(보통) 성적표를 받았던 지난해보다 한 계단 내려간 것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한전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누적된 게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전 누적적자는 2021년 5조8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1~3월) 44조원으로 7배 넘게 뛰었다. 

발전자회사들도 등급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전이 D등급이라는 낙제점을 받아든 것과 달리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부발전은 5개 발전자회사 중 유일하게 A등급(우수)을 받았다. 지난해 C등급에서 두 계단 껑충 뛴 것이다. 

지난해 A등급을 받았던 남동발전과 남부발전, 중부발전은 이번엔 모두 등급이 하락했다. 남동발전은 B등급(양호), 남부·중부발전은 C등급으로 떨어졌다. 남부발전과 중부발전이 각각 683억원, 581억7300만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게 이번 경영평가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공기업 중 유일하게 S등급(탁월)을 받은 동서발전은 두 단계 떨어진 B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이익 규모가 80억원가량 줄어든 게 영향을 끼쳤다.

정부는 "재무 상황이 악화한 에너지 공기업은 전반적으로 등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공운위는 5개 발전자회사를 포함해 재무 위험이 높은 9개 공기업의 경영책임성 확보를 위해 임원과 1·2급 직원의 성과급을 삭감하기로 의결했다. 한전은 종합등급 미흡으로 애초에 성과급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는 한전과 상황이 비슷한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와 같은 C등급을 받았다. 가스공사는 올해 3월 말까지 아직 받지 못한 요금인 미수금이 11조6000억원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