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영 작가의 영상 작품 '딜리버리 댄서의 구'가 세계 최대 미디어아트 어워드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Prix Ars Electronica) '뉴 애니메이션 아트' 부문에서 최고상인 골든 니카(Golden Nica)상을 받았다고 갤러리현대가 16일 전했다.
 
김 작가는 1987년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시작된 이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골든 니카상을 수상했다.

'뉴 애니메이션 아트' 섹션은 이미지 제작 패러다임의 격변의 시대를 반영하기 위해 올해 재정비된 부문으로, 올해 세계 각지에서 1116개의 작품이 출품됐다. 김 작가는 오는 9월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리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에서 전시, 상영, 시상식, 아티스트 토크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딜러버리 댄서의 구’는 가상의 서울을 배경으로 끊임없이 갱신되는 배달 앱의 네비게이션 미로에 갇힌 채 질주하는 여성 배달 라이더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세계의 지배적 배달 플랫폼이자 딜리버리 댄서의 마스터 알고리듬인 댄스마스터 앱을 통해 소속 댄서들을 촘촘히 관리되며 무한한 배달을 송신하는 서사의 작품이다.
 
2022년 8월 갤러리현대에서 개최한 개인전 ‘문법과 마법 (Syntax and Sorcery)’에 출품됐으며, 프리즈 & 키아프를 위해 서울을 찾은 국제 미술계 인사들의 잇따른 호평을 받았다.
 
김 작가는 당시 가진 간담회에서 “다양한 방식을 혼합하고 싶었다. 컴퓨터 그래픽스(CG) 전문가들이 7~8분이 함께 해주셨다”라며 “라이다(LiDAR) 센서로 서울 곳곳을 스캔한 자료를 바탕으로 가상 세계를 만들었다. 게임 엔진툴을 사용했고 디지털 아바타를 제작했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심사위원단은 “김아영의 ‘딜리버리 댄서의 구’는 철학, 위상수학, 고전 물리학을 탁월한 시각적 스토리텔링과 조합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다층적이고 제어할 수 없는 세계를 성공적으로 그려낸다”라며 “21세기의 시작은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 자본주의를 불러오며, 이는 우리에게 동시에 친구와 적으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새로운 불안정한 노동 계급이 등장했으며, 여성 노동자들은 새로운 ‘긱 경제’에서 하위 계급으로 밀려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아영 작가의 ‘딜리버리 댄서의 구’는 2023년 IFFR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CPH:DOX 코펜하겐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초대되었고, 아트바젤 2023의 필름 섹터에 선정되어 오는 17일(현지시간) 오후 9시 바젤 시립영화관에서 상영되며 작가가 참가하는 질의응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