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방중 가능성 시사?'...美中 외교장관 전화통화

2023-06-14 17:35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좌)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이들은 오는 18일 베이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이 쿠바에 미국을 겨냥한 도청기지를 운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미·중 외교부 수장이 전화 통화를 가졌다. 앞서 제기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 가능성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14일 중국 외교부 공식 위챗 채널에 따르면 이날 블링컨 장관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무부장이 전화 통화를 했다.
 
통화에서 친 부장은 “연초 이래 중·미 관계가 새로운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는데 그 책임 소재는 명확하다”며 “중국은 시종일관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상생의 원칙에 따라 중·미 관계를 바라보고 처리했다”고 밝혔다.
 
친 부장은 이어 대만문제 등 중국의 핵심 우려에 대해 엄정한 입장을 천명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존중하고, 중국 내정 간섭을 중단하며, 경쟁을 명분으로 중국의 주권 안보와 발전 이익을 훼손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 그러면서 "미국은 양국 정상이 발리 회담에서 형성한 중요한 공감대를 토대로 관련 약속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양국이 마주보고 나아가면서 이견을 효과적으로 관리·통제하고 교류 협력을 촉진해서, 중·미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한 정상회담 이후에 갈등 관리를 위해 대화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연초에 정찰풍선 문제가 불거지면서 2월 예정됐던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무기한 연기됐고 양국 관계는 다시 급격하게 냉각됐다.
 
친 부장이 발리 회담을 언급한 건 정찰 풍선 갈등 이전, 더 나아가 미·중 정상의 발리 회담 직후 상황으로 돌아가 대화를 재개하자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는 무기한 연기됐던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추진할 여건이 성사됐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앞서 블링컨 장관이 18일께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외신발 보도가 있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성사되면 2018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의 방문 이래 최고위급 방중이다.
 
한편 미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친 부장과의 통화에서 양국 간 소통 채널 복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은 "판단 착오와 충돌을 피하고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해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외교적 소통을 통해 우려하는 부분과 잠재적으로 협력할 영역을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