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 매출증가율 전년比 둔화…차입금의존도 '역대 최고' 육박

2023-06-13 12:00
한은, 13일 20222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치) 발표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과 자산증가율이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소폭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안정성 지표로 꼽히는 부채비율이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차입금의존도도 역대 최대 수준에 임박하는 등 기업 수익성 및 안정성 지표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2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외감기업의 매출액은 16.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7.7%) 동기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한은의 이번 조사는 '외감법' 적용대상인 비금융 영리법인 3만12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이성환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기업경영분석 결과 매출액 증가율이 당초 우려에 비해 의외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매출액 상승은 가격 상승 요인도 있고 자동차와 조선업의 경우 업황이 좋아서 매출액 증가율에 있어 높은 증가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우선 업종 별로는 전년도 19.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던 제조업 매출이 16.4%로 둔화됐다. 반면 비제조업은 1년 전 15.3%에서 17.5%로 증가 폭을 키웠다. 제조업에서는 석유정제·코크스(66.9%)를 중심으로 전기장비(18.4%), 자동차(15.2%) 등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세를 나타냈고 전년도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 조선·기타운수업종 역시 10.7%로 상승 전환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전년 18.6%에서 18.1%로 소폭 둔화됐고 중소기업도 14.5%에서 12.3%로 상승폭이 하락했다. 

영업이익률도 1년 전보다 악화됐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8%에서 5.3%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기업이 1000원 어치 물건을 팔았을 때 세금을 빼고 거둬들인 이익이 53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업종 별로는 제조업이 6.3%로 전년(7.8%)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도 5.7%에서 4.2%로 1.5%포인트 낮아졌다. 기업 규모로는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7.2%에서 5.3%로 크게 낮아졌고 중소기업은 5.6%에서 5.5%로 소폭 하락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7.6%에서 5.2%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기업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기업 부채비율(기업 자산 중 부채 비중)은 지난해 기준 102.4%로 꾸준히 상승(20년 97.3%, 21년 101%)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2014년(106.5%)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업종 별로는 비제조업의 부채비율 급등세(154.1%, 전년 대비 5.1%포인트 상승)가 두드러진 반면 제조업은 69.8%에서 69.1%로 소폭 하락했다. 

기업 차입금의존도 역시 27.6%에서 28.2%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9년 기록한 역대 최대 수준(28.3%)과 비슷한 수준이다. 제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전년도보다 소폭 낮아지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비제조업은 전기가스업종의 차입금 의존도 급증(45.8%→58.4%)으로 전년 대비 높아졌다. 이 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운전자금 수요 증가 등으로 외부 차입이 증가함에 따라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모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