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이탈' 고객을 잡기 위해 업계가 배달비 할인에 돌입한 가운데, 늘어난 배달 수요를 감당하려 라이더들이 '꼼수'를 부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은 지난 4월 말부터 동선에 따라 여러 건을 묶어 배송하는 '알뜰배달(알뜰)'서비스를 도입했다. 한 번에 한 건만 배달하는 '한집배달(한집)'과 마찬가지로 배민이 배달 전 과정을 책임진다.

묶음 배달 서비스가 시작되면 업주와 소비자의 배달비 부담이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기존 '한집' 배달비는 총 6000원인 데 반해, 알뜰배달은 업주가 2500~3300원, 소비자가 2000원 안팎의 비용을 부담한다.

한집과 알뜰배달 모두 배민 자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에 속하지만, 배달소요 시간과 비용이 다르므로 라이더가 한 번에 두 건을 소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같은 시간 내 더 많은 실적을 내기 위해 라이더가 임의로 '한집'과 '알뜰' 배달을 동시 진행한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알뜰배달 이용 고객은 영문도 모른 채 예정 시간보다 늦게 음식을 받는 것이다.

실제로 알뜰 배달을 이용했는데, 예상 도착 시간을 훌쩍 넘겨 음식을 받았다는 소비자도 존재했다. 지난 주말 알뜰 배달로 중식을 주문한 A씨는 "배달소요 시간은 40분 정도였는데 실제 도착까지 한 시간이 걸렸다"며 "음식도 다 눅눅해져서 기분이 상했다. 이럴 거면 돈을 조금 더 내고 한집배달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배민 측은 '꼼수 배달'이 시스템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배민 관계자는 통화에서 "배차 시스템 상 알뜰배달 수행 중 한집배달 배차를 받을 수 없게 돼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라이더들이 휴대전화를 두 개 사용하는 등 '편법'을 쓴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에 관계자는 "그런 사례가 있다면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며 "편법을 사용했다면 배차 이력 확인 후 '타인계정사용' 등 어뷰징 행위로 해당 라이더에게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