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시장, 역시나 외국인 놀이터…잔고 대량보유자 98% 차지

2023-06-11 15:5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매도 시장은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전유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주식을 대량 보유한 투자자 98% 이상이 외국인 투자자였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공매도 잔액 대량 보유자 공시는 총 2만552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공시는 2만5088건으로 전체의 98.3%를 차지했다. 국내 투자자 공시는 434건(1.7%)에 그쳤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낮아지면 하락한 가격에 주식을 다시 사서 갚는 투자 방법이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투자자나 그 대리인은 공매도 잔액이 해당 종목 상장주식 총수 대비 0.5% 이상이면 이를 공시해야 한다. 비중이 0.5%보다 작더라도 공매도 금액이 10억원을 넘으면 공시 대상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해당 공시를 낸 투자자는 국내외 금융사 총 19곳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공시를 한 곳은 모건스탠리인터내셔날피엘씨로 전체 중 27.0%인 6903건을 냈다. 

이어 메릴린치인터내셔날이 6663건(26.1%), 골드만삭스인터내셔날이 4804건(18.8%) 등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금융사 중에서는 메리츠증권이 187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비중은 0.7% 수준에 불과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105건(0.4%), 블래쉬자산운용 60건(0.2%), 한국투자증권 49건(0.2%) 등도 0%대 수준이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공시가 8174건(32.0%), 코스닥시장은 1만7348건(68.0%)이었다. 공매도가 코스닥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공매도 시장에서는 국내 금융사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 영향력 또한 극히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거래대금 49조9800억원 가운데 외국인 거래대금은 35조9100억원으로 71.9%였지만 개인 비중은 1.6%(8200억원)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역시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 25조원 가운데 외국인이 15조3400억원으로 61.4%를 차지했고 개인은 2.3%(5800억원) 수준이었다.

개인투자자가 공매도 전면 재개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도 이와 연관이 있다. 국내에서는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이 떨어져 기관 혹은 외국인 투자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 전면 재개가 필요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개인투자자의 목소리가 큰 만큼 금융감독당국도 공매도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나 운영 방식을 점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