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아들 학폭 '지목인' "피해자 아니다...지금도 잘 지내"

2023-06-11 13:44
언론에 입장문 보내 "피해자 간주 조명하는 게 큰 스트레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자녀 학폭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아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지목됐던 A씨가 입장문을 내고 "약 10년 전 사건으로 '학폭 피해자'로 낙인찍혀 힘들어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언론과 정치권에 호소했다. 이 특보는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11일 '연합뉴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나를 학폭 피해자로 간주하며 조명하는 것이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다. 그러니 제발 더 이상 나를 '학교폭력 피해자'로 분류하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가해 학생이라 불리는 친구(이동관 특보 아들, 이하 B)로부터 사과받고 1학년 1학기에 이미 화해한 상황이었고, 뒤에는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나를 포함해 일부 학생이 작성한 (피해 내용) '진술서'를 본 일부 선생님이 B에 대한 처벌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이에 진술서를 작성한 다른 학생과 같이 선생님들께 찾아가 '우리는 (B의) 전학을 원치 않는다. 막아달라'고 읍소했다"고 밝혔다.
 
'피해학생 진술서'와 관련해 "피해 진술 내용은 모두 1학년 초반에 있었던 일이고, 작성 시점은 2학년 4~5월경이라 시간적 간격이 있어 기억에 혼선이 있거나 다른 친구들의 피해 사례와 섞인 경우가 있다"며 "일방의 괴롭힘이 아닌 쌍방의 다툼 사례들이 있었음에도, 내가 그 피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입힌 '가해'는 진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진술서에는 "이유 없이 팔과 가슴을 수차례 때렸는데, 강도가 좀 세져서 멍도 많이 들었습니다", "책상에 머리를 300번 부딪히게 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습니다", "OO과 나를 같이 불러서 이긴 사람만 살려준다고 하고 어떨 때는 나보고 OO를 때리라고 해서 약하게 때리거나 때리지 않으면 나를 때렸습니다"라는 내용 등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A씨는 "현재도 B와 간혹 연락을 주고받으며, 올 4월에도 만나는 등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며 "내가 피해자였다면 그 당시 전학을 막아달라고 읍소할 수 있었을지, 지금도 만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즉 일반적인 학폭이 아닌 상호 간 다툼이었다는 것이다.
 
A씨의 이번 입장문은 이 특보의 지난 8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을 뒷받침해주는 내용이다. 이 특보는 "최근 야당 대표까지 나서 무차별한 '카더라'식 폭로를 지속하고 있다"며 "정치권부터 정쟁을 위한 무책임한 폭로와 가짜뉴스 생산을 멈춰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 특보는 "사건 발생 당시인 2011년 1학년 재학 당시 '자녀 B'와 '학생 A' 상호 간 물리적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방적 가해 상황은 아니었고, 1학년 당시 당사자 간에 이미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또 '피해 진술서'에 대해서도 "학생지도부의 정식 진술서가 아니어서 효력이 없고, 언론에 유출된 진술서는 사본으로 서명과 작성 날짜가 없다"며 "학생 A는 '상담교사가 아는 내용을 전부 쓰라고 해 교내에 떠도는 소문까지 모두 적은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김승유 당시 하나고 이사장에게 연락을 하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이사장과 전화통화한 사실은 있으나,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 어찌 된 일인지 문의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당시 2011년 말은 공직을 이미 떠난 민간인 신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 특보와 A씨의 입장문이 일종의 언론플레이 아니냐는 반박이 나온다. 민주당 측에서는 "확인된 피해자만 4명"이라며, 화해한 단 1명의 입장을 가지고 '학폭이 아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이 특보가 "학교 선도위원회가 전학 처분을 내린 것을 그대로 따랐다"고 해명한 것과 달리, 하나고와 서울시 교육청이 당시 선도위원회가 안 열렸고 전학 처분을 내린 적도 없다고 밝히면서 '거짓해명 논란'이 불거졌다. 다만 이 특보 측은 2015년 서울시의회 특위에서 당시 하나고 교장이 "선도위에서 권고전학을 하기로 했다"고 발언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