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위 반도체 공룡, 중국에 4조원 투자 합작공장 건설

2023-06-08 09:55
ST마이크일렉트로닉스, 싼안광뎬과 충칭에 합작공장
전기차에 쓰이는 SiC 웨이퍼 생산 계획
"美견제 맞서 '범용반도체' 키우려는 中의지 보여줘"

[사진=싼안광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회사 로고고]


매출액 기준 유럽 2위 반도체 제조회사가 중국 반도체 기업과 합자 방식으로 약 4조18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8일 중국 증권시보 등 보도에 따르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가 전날 중국 반도체 회사 싼안광뎬(三安光電)과 충칭에 32억 달러(약 4조1800억원)를 투자해 합작공장을 지어 8인치(200mm)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를 대규모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작공장의 등록 자본금은 6억1200만 달러로, STM과 싼안광뎬이 각각 지분을 49%, 51%씩 보유하게 된다.

공장은 2025년 4분기 1차 가동을 목표로 전체 공사는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후 주당 1만개 8인치 SiC 웨이퍼를 생산할 계획이다. 8인치 SiC 웨이퍼는 전기차, 풍력 태양광 발전 설비 등에 쓰이는 차세대 반도체로 알려졌다. 여기서 STM이 보유한 SiC 제조 특허공정 기술로 제조되는 제품은 싼안광뎬이 독점 판매권을 갖고 STM이나 STM이 지정한 기업에 판매할 계획이다. 

진 맥 체리 STM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중요한 합작 파트너와 함께 웨이퍼 공장을 설립함으로써 앞으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중국 고객의 나날이 증가하는 수요를 만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협력은 STM이 이탈리아와 싱가포르 투자에 이어, 글로벌 SiC 제조사업 확대에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한다고도 했다.  또 이는 STM이 2030년까지 SiC 사업에서 50억 달러 이상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STM이 2025~2027년 200억 달러 이상의 매출 목표를 실현하는 데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체리 CEO는 지난해 12월 약 3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 발전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을 목도하며 중국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대국이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은 갑절 가까이 증가한 690만 대를 기록하며 8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STM 공장 유치는 미국의 대중 기술제재로 첨단 반도체·제조장비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 '범용 반도체(Legacy Chip)' 분야에서라도 우위를 점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현재 미국 상무부는 범용 반도체를  28나노(1나노=10억분의 1m) 또는 그 이전의 기술로 만든 시스템 반도체,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8나노 이상 D램으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