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햄버거 전성 시대...자존심 건 재벌 3세 경쟁도 주목

2023-06-07 15:35

서울 강남대로에 위치한 파이브가이즈 1호점인 강남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매장 밖에는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한화갤러리아]


프리미엄 햄버거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미국 3대 버거’로 입소문을 탄 인앤아웃 버거(이하 인앤아웃)가 '햄버거 대전'의 불씨를 당겼다. 인앤아웃이 지난달 말 오픈한 팝업스토어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며 초유의 오픈런 사태까지 빚어졌기 때문이다. 

인앤아웃과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와 쉐이크쉑(이하 쉑쉑) 버거의 국내 론칭을 주도한 재벌 3세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전무)과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 간 진검승부도 최대 관심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햄버거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속속 진출하며 한국 외식업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는 국내 버거 시장의 높은 성장률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3조8000억원으로 성장했다. 10년 전인 2013년(1조9000억원)에 비해 두 배가량 덩치가 커진 것이다. 현 추세라면 올해는 5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앤아웃은 지난달 31일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한국 소비자들을 만났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한국 진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팝업스토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개점 당일에 사전 공지를 하지 않았음에도 팝업스토어 앞에는 오전 6시부터 대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발생했다 심지어 오픈 직전에는 건물 뒤편으로 300m가량 긴 줄이 생겼다. 개장한 지 1시간도 안 돼 500개 한정 수량이 완판됐다. 
 

[사진=슈퍼두퍼 홈페이지 갈무리]


치킨업계 선두주자인 bhc그룹도 햄버거 시장 경쟁에 참전한다. bhc그룹이 국내에 들여온 슈퍼두퍼는 오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타필드에 3호점을 오픈한다. 코엑스가 자리한 삼성동 일대는 지하철 9호선이 위치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데다 몰링(malling) 소비의 한 축을 형성하며 MZ세대들이 자주 찾는 핵심 상권으로 평가받는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전무, 왼쪽),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 [사진=각사]


재벌 3세 간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한화그룹 3세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전무)이 야심차게 국내 론칭을 추진한 파이브가이즈는 이달 말에 1호점을 오픈하고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파이브가이즈는 인앤아웃과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불린다. 김 본부장은 한국 진출을 고민하던 파이브가이즈를 설득해 파트너사 계약을 체결한 일등공신이다. 파이브가이즈는 김 본부장이 추진한 신사업 첫 작품이기도 하다. 파이브가이즈의 글로벌 첫 매장인 강남점은 서울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 한복판에 들어설 예정이다. 

김동선 전무의 맞수는 SPC그룹 3세인 허희수 부사장이다. SPC그룹은 2016년 7월 쉑쉑버거를 국내에 들여와 프리미엄 버거 시장의 물꼬를 텄다. 허 부사장은 쉑쉑버거 연착륙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현재 쉑쉑버거는 전국에 2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강남에만 6개 매장을 갖고 있다. SPC는 연초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사업 운영권도 확보한 상태다. 쉑쉑버거 강남점은 한때 세계 최고 매출 올리며 국내 흥행을 주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올해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재벌 3세들의 선두 다툼이 햄버거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지만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