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MS의 블리자드 인수 승인…인수 최종 성사는 '미지수'
2023-05-30 12:00
국내 게임시장서 경쟁 제한 우려 없다고 판단
美·英 경쟁당국은 인수 불허…"경쟁제한 우려"
자국 게임 시장 내 MS 지위 등 차이 영향 미쳐
美·英 경쟁당국은 인수 불허…"경쟁제한 우려"
자국 게임 시장 내 MS 지위 등 차이 영향 미쳐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조건 없이 승인했다.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디아블로', '캔디 크러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인기 게임을 개발한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국내 게임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30일 이같이 밝혔다.
MS는 지난해 1월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92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미국·영국·유럽연합(EU)·일본 등 세계 각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우리나라 공정위도 지난해 4월 MS의 신고를 받아 기업결합 후 MS가 블리자드의 인기게임을 자사 게임서비스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해 국내 콘솔 및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했다.
검토 결과, 기업결합 후 MS가 블리자드 주요 게임을 자사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하는 봉쇄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봉쇄가 발생하더라도 이로 인해 경쟁사업자가 시장에서 배제될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다.
우선 △MS와 블리자드가 개발·배급하는 게임들의 합산 점유율이 작고 △국내에서는 해외와 달리 블리자드 주요 게임의 인기도가 높지 않으며 △경쟁사가 대체 거래할 수 있는 다수 인기 게임 개발사가 존재해 경쟁 게임 서비스사를 배제할 정도의 봉쇄 능력이 없다고 봤다.
설령 봉쇄가 발생하더라도 블리자드 게임의 인기도가 높지 않은 등으로 인해 경쟁사의 소비자를 자사 서비스 가입자로 전환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경쟁사가 상당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에서 배제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의 승인 결정과는 별개로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최종적으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해 12월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영국의 경쟁시장청(CMA)도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며 지난달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불허한 바 있다. MS는 이에 대해 항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EU는 윈도우OS의 지배력 강화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조건부로 승인했다. 일본과 중국 등은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무조건 승인했다.
임경환 공정위 국제기업결합과장은 "국가별로 게임 시장의 경쟁상황이 다르고 각국 경쟁당국은 자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한다"며 "경쟁당국별로 다른 판단이 도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