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탈원전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는 원자력 중소기업
2023-05-31 06:00
지난 5월 23일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주에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해 보니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77%를 넘었다”는 개회사를 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그게 진정한 지지율이구나라고 생각했으며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정부 정책 만족도는 원자력 분야 중소기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높은 만족도가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이를 뒷받침하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세심하고 꾸준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중기부는 2022년 새 정부에 의하여 탈원전이 폐기되자마자 고사되어 가고 있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긴급하게 ’원전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마련하여 정책자금 500억원을 긴급 수혈하고 40개 과제에 대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일감 절벽에 직면한 원자력 중소기업에 활로를 열어 주었다.
이에 힘입어 성화산업이라는 기계 분야 전문기업은 원전용 배관에 안전벨트 역할을 하는 유압 방진기 국산화를 앞두고 있는데 수입가 대비 80% 수준으로 공급한다고 하니 중소기업 측면에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쾌거다. ㈜스마트프로라는 디지털 기업은 원전에 필요한 수많은 배관을 감시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는데 탈원전으로 발목이 잡힐 뻔했다. 하지만 중기부 지원으로 디지털 트윈 융합형 안전관리 솔루션을 위한 기술 개발에 전념하게 되어 원자력산업의 4차 산업화를 앞당기게 되었다.
이렇게 원자력 분야 중소기업 상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지난 4월 중기부에서 다시 ‘원전 중소기업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2027년까지 국산화와 수출 역량을 갖춘 강소기업 150개를 육성할 수 있도록 R&D, 금융 분야 등에 총 675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담았다.
이번에 발표된 ‘원전 중소기업 특화 기술 개발 로드맵’은 원전 생애주기 전체를 조망하면서 분야별로 지원 품목과 핵심 기술을 발굴하고 목표 시장을 설정한 후 개발 일정까지 제시했다는 데 특징이 있다. 단편적인 기술 개발이 아니라 탈원전으로 무너진 중소기업의 새로운 미래를 예측하고 그 미래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까지 보여 주었다는 의미다.
나아가 기술 개발 로드맵을 바탕으로 ‘디지털 원전 10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선별 결정하였다. 4차 산업혁명 일환으로 디지털화가 원자력에서도 필수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IT 우수 기업의 원전 분야 진출 등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원전 강소기업 발굴·육성을 위해 10개 품목을 선별한 것은 독일 히든챔피언 맥락을 이어 가려는 노력으로 높이 평가할 일이다.
물론 기술 개발로만 중소기업이 일어설 수는 없다. 금융, 설비, 수출 등 작은 기업들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에 대한 도움도 절실하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중기부에서는 이미 중소기업 금융 애로 해소를 위해 지난해 정책자금 500억원을 지원한 바 있으며 2027년까지 매년 500억원씩 5년간 총 2500억원을 추가 투입하고, 기술보증도 총 500억원(137억원 기지원) 한도 내에서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2024년부터는 R&D 우수 성과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 지원을 위해 시중은행 협력으로 250억원 규모로 ’원전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펀드’를 조성하고 2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융자상품을 운용할 계획이다. 또한 중소기업이 시제품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기계연구원과 협력하여 50% 이상 저렴한 성능시험을 도입하고 원스톱 안전성 검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등 시험·생산설비 지원을 강화하여 시제품 개발 시 기술적·금융적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대기업은 대기업 차원에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지만 국가 산업의 실핏줄인 중소기업이 살아야 국가 경쟁력이 올라가고 수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이를 깊이 있게 인식한 윤석열 정부가 중소기업에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그 결과가 중소기업인의 정책 만족도로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원전 수출 노력도 결실을 맺어 우리 중소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