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여의도를 국제 금융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한 밑그림을 공개했다. 용적률 및 높이규제 완화 등으로 한국거래소, KBS별관 같은 대규모 부지는 여의도의 초고층 랜드마크로 개발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여의도 일대(약 112만㎡)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및 높이규제 완화 등이 담긴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수립, 25일부터 열람공고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여의도 지역은 대형 증권사 28곳과 금융투자회사가 밀집해 있고 2009년 종합금융중심지, 2010년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되며 금융중심지로 발전해오고 있다. 그러나 전통 금융업 중심의 산업 생태계라는 한계와 도시 기능의 다양성 부족으로 인한 주말과 야간의 공동화 현상 심화, 차량 위주의 도시 공간, 시민 개방 공간 부족 등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시는 이번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금융 투자여건 조성 및 적극적 금융기능 도입 △다양한 도시기능 복합화 △보행중심의 도시환경 조성 △세계적인 수변 도시경관 창출 등으로 국제금융중심지로 육성을 지원한다. 

여의도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이용 현황과 입지 특성을 고려해 △국제금융지구 △금융업무지원지구 △도심기능지원지구 △도심주거복합지구 등 4개 지구로 나눴다. 각 구역에 적합한 공간 계획 방향을 마련하고 건축물의 용적률·높이·용도 등 전체적 공간을 구상했다. 

우선 '국제금융 중심지구' 내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지역을 대상으로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할 수 있게 용도지역 조정 가능지로 지정했다. 이에 명동, 상암동에 이은 서울의 세번째 중심상업지로, 용적률이 1000%까지 부여된다. 친환경, 창의·혁신 디자인을 적용할 경우 1200% 이상까지도 완화할 수 있게 한다.   
업무시설뿐만 아니라 상업·주거용도 등 도시기능을 복합화해 주말‧야간 공동화 현상을 완화하고 정주 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배후에 위치한 '금융업무 지원지구'는 중소규모 금융시설, 금융지원시설, 배후 상업공간을 확충할 수 있도록 금융시설·금융지원시설을 권장용도로 계획했다. '도심기능 지원지구'는 도심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생활지원 기능 육성을 위해 다양한 입지가 가능하도록 건축물 용도 제한을 최소화했다.

재건축 등 개발을 추진 중인 4개 아파트 단지가 포함된 '도심주거 복합지구'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향후 별도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계획수립 기준을 제시했다. 
 

보행 중심의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개방형 녹지공간을 도입하고 공공보행통로를 설치한다. 개방형 녹지공간은 한강과 샛강을 연결하는 주요 가로변에 도입한다. 주요 가로변에는 스트릿몰을 조성하고, 철도역사 및 지하보도를 중심으로 건축물 지하공간을 연결해 입체적인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금융중심지)를 중심으로 초고층 건축물을 유도하고 창의·혁신 디자인을 도입해 한강변을 상징하는 거점으로 거듭나도록 지원한다. 

시는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를 중심으로 350m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을 유도하고 높이를 추가로 더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여의도 최고층 빌딩인 파크원이 333m임을 고려하면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내 높이규제는 사실상 폐지한 셈이다.

특히 한국거래소와 KBS별관 등 대규모 부지는 각각 350m, 300m 등 초고층으로 개발,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조성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하대근 서울시 도시관리과장은 "여기에 개방형 녹지, 공공용지 제공 등 공공기여를 하거나 우수 디자인을 적용하면 용적률 추가 완화로 350m보다 더 높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변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입체적인 경관을 도입, 서울을 대표하는 스카이라인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한다.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뿐 아니라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다른 지역에도 충분한 높이를 부여하고 개발을 유도한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내달 8일까지 열람공고를 통해 시민에게 공개한다.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끝나면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안에 고시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여의도는 현재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제2세종문화회관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 추진되고 있는 서울 도심 중 하나로 유연한 계획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규제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여의도가 국제적인 디지털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