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궤도 투입 성공이 관건... 누리호, 우주 안보·경제 임무 첫 도전

2023-05-24 05:00
소형위성 1기, 큐브위성 7개 실어 순차적으로 사출
누리호 실용 첫 도전... 성공 시 우주 안보·경제 자립

23일 발사대로 이송된 누리호가 발사대 설치 작업을 위해 기립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가 날아오를 준비를 마치고 발사대에 우뚝 섰다. 앞선 1·2차 발사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우주 강국을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 발사체를 이용한 인공위성 발사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안보 자산인 위성을 자체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누리호 발사를 위한 설치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24일 열리는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에서 연료와 산화제 주입 여부를 최종 결정하고 오후 6시 24분 발사할 예정이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기 위해 개발한 발사체다. 지난 1차 발사에선 발사체 성능은 확인됐으나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2차 발사에선 통신 기능을 갖춘 성능검증위성을 궤도에 제대로 투입했다. 여기에 실린 연구용 큐브위성도 성공적으로 사출하며 임무 수행을 완료했다.

이번 3차 발사에선 성능검증위성이 아닌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위성을 탑재한다. 중소형 위성을 발사해 운용하는 역량을 확보하고 다가오는 우주 경제 시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탑재되는 위성은 차세대 소형 위성 2호기 1기와 부탑재위성(큐브위성) 7기 등 총 8기다. 앞서 2차 발사에선 성능검증위성에 큐브위성 사출관을 장착해, 하루에서 이틀 간격으로 위성을 우주에 내보냈다. 이와 달리 이번 3차 발사에선 누리호 3단에서 20초 간격으로 직접 사출한다. 발사가 완료되는 즉시 위성 8기 모두가 임무 투입 준비를 마치는 셈이다.

대표적인 위성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다. 무게는 약 180㎏이며 레이더 등 장착된 각종 장치를 우주 환경에서 시험한다. 예상 임무 기간은 2년이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소형 영상레이더를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해 지구 관측을 지원하고 실용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개발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선정한 우주기술로드맵 200대 중점 기술 중 하나다. 특히 빛이나 구름에 영향을 받지 않아 시간이나 기후와 관계없이 지상을 관측할 수 있다. 이에 재해·재난이나 국토·해양 관리 등에 활용성이 높다.

우주과학연구 임무도 수행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를 통해 근지구 궤도 우주방사선을 관측할 예정이다. 지구를 둘러싼 우주방사선 지도 작성, 우주은하 방사선 변화 연구 등이 주요 목표다. 이 밖에도 열제어장치, 고출력 전력증폭기, 항법장치, 태양전지 배열기 등 우주 핵심 기술 개발사업 과제로 완성된 기술을 적용해 우주 환경에 데뷔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차세대 소형 위성 3호를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 시 쏘아 올릴 예정이다. 차세대 소형 위성 3호는 우리나라 첫 포집위성으로 1993년 발사한 우리별 2호를 우주 공간에서 포집할 계획이다. 이후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시켜 소각한다. 이를 통해 랑데부, 도킹, 재진입, 우주 쓰레기 수거 등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께 탑재되는 큐브위성은 도요샛이 대표적이다. 앞서 도요샛은 지난해 6월 러시아 소유스-2 발사체를 통해 발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제 분쟁 영향으로 인해 발사 계획이 무산되면서 이번 누리호에 실어 우주로 보낸다. 누리호가 이번 발사 임무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현지 발사체 기관이나 업체 일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위성 발사 주기도 짧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도요샛은 4기가 편대로 비행하며 우주 환경을 관측하는 소형 위성이다. 무게는 각각 약 10㎏이며 크기는 6U다. U는 큐브위성 크기를 표현하는 단위로, 1U는 가로·세로·높이가 10㎝인 정육면체다.

이름은 높이 나는 새로 알려진 '도요새'에 '샛(SAT·인공위성)'을 더해 지었다. 도요샛은 향후 1년간 고도 550㎞에서 비행하면서 우주 플라스마 분포와 태양풍에 의한 우주폭풍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예보할 예정이다.

민간 우주기업 큐브위성도 함께 탑재된다. 저스텍은 3U 크기 위성 한 기에 우주용 카메라를 탑재하고 지구 관측 성능을 검증한다. 임무 기간은 약 6개월이다. 루미르는 우주방사선에 노출된 장비가 오류를 극복하는 기능을 우주에서 시연한다. 크기는 6U며 임무 기간은 6개월이다.

카이로스페이스는 편광 카메라를 통해 지표면을 측정하고 기상현상을 관측하는 큐브위성 한 기를 실었다. 특히 궤도 이탈을 통해 지구 궤도상 우주 쓰레기를 경감하는 기술도 임무 막바지에 수행한다. 크기는 3U며 임무 기간은 1년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올해 독자적인 달 착륙선 개발을 위해 오는 7월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2024년 1.8t급 달 착륙선 개발에 착수해 2032년 누리호 뒤를 잇는 차사대 발사체를 통해 달로 보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