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예상보다 약한 반등… 경기민감주 내다파는 외인·기관

2023-05-22 17:00
외국인 철강금속 3537억원·기관 화학 4812억원 팔아치워
전문가 "민감도 낮은 헬스케어, 자동차, 의료기기 등 주목해야"

 


외국인과 기관이 경기 민감주에서 발을 빼고 있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만 해도 중국 경기 반등의 기대감이 컸지만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이다. 화학·철강주 등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예상치를 밑도는 실물 경제지표에 경기 민감주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업종은 철강금속이다. 외국인은 지난 4월 22일부터 이날까지 353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외에도 화학(2829억원), 비금속광물(2696억원)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를 주로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 역시 경기 민감주를 팔고 있다. 기관이 최근 한 달간 순매도 한 종목은 화학(4812억원), 철강금속(2522억원) 등이다.

올해 연초만 해도 화학·철강 등 경기 민감주는 반짝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중국 경기 회복 수준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기대감이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이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18.4%, 5.6% 늘었다고 밝혔다. 소매 판매 증가 폭은 로이터통신의 예상치(21.0%)에 미치지 못했고, 산업 생산 역시 전망치(10.9%)를 밑돌았다. 이번 상승세는 전년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중국의 4월 청년 실업률은 20.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경기 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철강, 화학 업종 등은 중국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 철강 수요 감소로 철강업체의 주가도 하락한다. 화학업종도 중국에 수출 물량 절반 가까이를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경기 부양 카드가 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은 유효하지만 경기 회복 모멘텀이 2분기를 고점으로 둔화될 수 있다고 본다. 중국에 대한 눈높이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중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24.9다. 이 지수는 한 달 전만 해도 157.3까지 상승했었다. 연초 중국 경기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다시 하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개인투자자는 경기민감주를 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화학(7303억원), 철강금속(5592억원), 비금속광물(3062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 하락세가 가장 큰 지수는 코스피 200 철강/소재로 5.18% 내렸다. 철강금속(-4.12%), 화학(-2.33%) 등 경기 민감주가 포함된 지수가 하락률 상위 3위권에 든다.

증권가에선 경기 민감주의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경기와 임플레이션에 대한 눈높이가 함께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 민감도가 낮은 헬스케어, 인터넷 미디어, 자동차, 의료기기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를 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