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 기업회생 신청···LCC 재무위기 도미노 확산 우려

2023-05-21 16:50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여전히 재정난을 겪고 있다.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9년 이후 막대한 고정비와 영업손실로 인해 부채비율이 상승한 탓이다. 여기에 자금난에 시달리던 플라이강원이 기업회생 신청을 하면서 LCC 업계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655%에 달한다. 2018년 말 90%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이 4년 만에 약 18배 늘었다. 같은 기간 2260억원 수준의 자본금은 590억원으로 감소했고, 차입금은 0원에서 4088억원으로 불어났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18년 말 168%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431%로 증가했다. 2018년 마이너스(-)였던 순차입금이 4000억원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진에어의 부채비율도 95.2%에서 607.9%로 증가했으며, 에어부산도 98.8%에서 869.4%로 급증했다. 

이러한 가운데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운항 중단 선언과 함께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LCC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2019년 11월 첫 취항을 시작했으나 직후 코로나19 대유행 시작으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며 경영난을 겪었다. 플라이강원은 2020년 317억원, 2021년 1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처럼 LCC 업계가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는 것은 주요 수입원인 중국 노선의 정상화 지연과 함께 최근 고환율·고금리의 영향이 적지 않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단거리 위주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항공기 리스료(대여료)와 연료를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고 있어 최근 고환율 현상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신규 항공기 도입을 늘리고 있어 이 또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나마 상위 LCC의 경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지만, 에어프레미아를 비롯해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등 신규 LCC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각한 자금난에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새주인 찾기에 나섰고, 플라이강원은 기업회생 신청 위기에 처하게 됐다.

2분기가 해외여행 비수기인 데다가 LCC 간의 출혈 경쟁이 예상되면서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LCC가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2분기, 나아가 하반기에는 이 같은 실적이 이어질지 미지수”라며 “새로 기재를 도입하고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플라이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