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본서 코나·아이오닉5 N 투입···"재도약 승부수"

2023-05-16 16:00

현대자동차가 '수입차 불모지'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 친환경차 사업 판을 키운다. 일본에 재진출한 지 1년을 맞은 현대차는 지난해 아이오닉 5와 넥쏘 등을 앞세워 526대의 판매량을 거뒀다. 절대 판매량 자체는 아직 적지만 전기차 선호도가 낮은 일본 시장에서 판매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올해와 내년에는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5 N 출시와 전기차 무상점검 등 각종 서비스를 통해 전기차 메이커로의 입지를 선제적으로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일본 도쿄 시부야에 있는 트렁크 호텔에서 '현대 브랜드 데이'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일본 시장 재진출 1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현지 언론, 자동차 전문매체뿐 아니라 최근 현대차를 구입한 일반 고객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고객 어슈어런스(안심) 프로그램, 최신 전기차 출시 일정 등을 공개했다.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와 일본 사업을 총괄하는 유원하 부사장은 "ZEV 라인업, 딜러 없는 온라인 판매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현대차가 전 세계 어디에서도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였다"며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시도를 격려해주신 모든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1년간의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특성에 맞는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에서 실시했던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을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일본 시장에 맞게 재구성했다.
 
우선 현대차는 전기차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매년 정기점검 기본료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3년차 점검 때에는 전기차 성능 유지에 필수적인 배터리 냉각수(쿨런트)를 무상 교체해준다. 현지 도로폭, 주행 환경 등을 고려한 차체 보호 서비스도 실시한다.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1년마다 한가지씩, 연간 최대 10만엔(약 99만원)의 외관손상 수리비를 지원한다. 범퍼·앞유리·도어·타이어 가운데 최대 2개까지가 서비스 대상이다.

HMJ는 향후 일본에서 판매할 최신 전기차 출시 일정도 공개했다. 올 가을에는 코나 일렉트릭을 일본 시장에 출시한다. 지난 3월 글로벌 시장에 공개한 코나 일렉트릭은 현재 일본에서 도로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양산형 전기차 '아이오닉 5 N'은 내년 초 일본에 출시한다.

아이오닉 5 N은 고성능 전기차만이 줄 수 있는 운전의 색다른 즐거움을 현지 고객에게 선사할 전망이다.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는 마케팅 용도로 도입해 전시 및 시승회를 통해 일본에 소개할 예정이다. 이 밖에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요코하마에 문을 연 '현대고객경험센터'를 비롯한 오프라인 주요 거점에서 고객 참여형 비즈니스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2009년에 철수한지 13년 만에 일본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해 수입차 신규등록대수 중 현대차의 차량은 526대로 집계됐다. 올 1분기에는 162대 팔렸다. 판매량이 높지 않지만 현대차의 전기차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일본 전기차 시장이 블루오션이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일본 전체 승용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은 1.4%로 3만1592대에 그쳤다. 아이오닉5는 지난해 일본 '올해의 수입차'를 수상했다. 한국 자동차가 일본 '올해의 차' 수상 명단에 오른 것은 아이오닉5가 최초다. 
 

(왼쪽부터) 우라베 다카오 현대자동차 디자인팀장, 가토 시게아키 현대차 승용차 사업실장, 사토 겐 현대차 상품기획 담당이 지난해 2월 일본 도쿄 오테마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