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車 할부금융 지각변동…'신한' 1위 굳히고 '하나' 약진

2023-05-14 17:08

 

국내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업계 1·2위를 다퉜던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간에 격차가 상당 수준 벌어지며 신한카드가 확실한 주도권을 잡는 모양새다. 하나카드는 1년간 자산 규모를 3배 가까이 늘리며 우리카드를 밀어내고 3위로 도약했다. 올 들어 자동차 할부 금리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만큼 향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국내 카드사 6곳(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의 작년 말 합산 자산은 10조6909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 말 처음 10조원을 넘어섰지만 고금리 영향으로 다소 더딘 성장을 이어갔다. 작년 3분기에는 직전 분기 대비 총자산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신한카드 자동차 할부 자산은 4조955억원으로 전체 중 40%가량을 차지했다. 작년 동기 3조8919억원보다 5%(2036억원)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3조180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569억원)보다 오히려 8%(2761억원) 뒷걸음쳤다. 이로써 양사 간 자산 격차는 재작년 말 4350억원에서 작년 말 9147억원까지 벌어지게 됐다. 치열했던 선두 경쟁에 사실상 윤곽이 잡혀가는 모습이다.
 
후발 주자인 하나카드는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자산을 빠르게 늘렸다. 하나카드 자동차 할부 자산은 재작년 말 3657억원에서 작년 말 1조3421억원으로 267%(8764억원) 늘었다. 단순 증가액만 놓고 보면 나머지 5개사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우리카드 자동차 할부 자산은 1조5737억원에서 1조1781억원으로 25%(3956억원) 줄어들며 3위 자리를 내줬다. 이어 삼성카드(5594억원), 롯데카드(3350억원) 순이었다.
 
자동차 할부 사업의 작년 말 합산 수익은 3351억원으로 재작년 말(2967억원)보다 13%(384억원) 늘었다. 이 역시도 신한카드가 1526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카드(976억원), 우리카드(482억원), 하나카드(174억원), 삼성카드(133억원), 롯데카드(61억원) 순이었다.
 
올해는 자동차 할부 금융시장 성장세에 다시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금리가 차츰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게 이유다. 실제로 작년 하반기 연 7~10% 수준(36개월 기준)까지 치솟았던 금리는 최근 5%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쏘나타 신차를 36개월 할부(30% 현금)로 구매하면 모든 카드사에서 5%대 최저 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우리카드가 5.4%(최저 기준)로 가장 낮고 신한카드(5.5%), 삼성카드(5.6%), 하나카드(5.7%), KB국민카드(5.86%) 순이다. 중도상환수수료율은 우리카드가 최대 1%로 가장 낮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랑용 반도체 공급 문제가 해결되면서 차량 구매 시 출고 대기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며 “신차 공급이 정상화하고 있는 만큼 시장 성장세에도 차츰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