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보훈처장 1주년] 62년 만에 보훈부 격상…보훈외교 본궤도

2023-05-13 05:35
윤 대통령, 초대 보훈부 장관에 박 처장 지명
박 처장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 완수할 것"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4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상해포럼 및 아주경제 보훈대상·아주경제 보훈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윤석열 정부 첫 국가보훈처의 수장인 박민식 보훈처장이 13일 취임 1년을 맞았다. 박 처장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보훈을 강조해 온 윤 정부의 기조에 발맞추고 있다. 특히 박 처장 임기 내 보훈처의 62년 숙원인 ‘국가보훈부’ 승격을 이뤄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월 본회의에서 보훈처의 부 격상과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청 신설 등의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보훈처는 1961년 윤보선 정부 당시 ‘군사원호청’으로 처음 창설됐다. 이듬해에는 ‘원호처’로 이름이 변경됐다. 1985년에는 국무총리 산하의 보훈처로 새로 출범했다. 보훈처의 위상은 그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며 오르내렸다. 1961년 차관급, 1962년 장관급, 1998년 차관급, 2004년 장관급, 2008년 차관급, 2017년 장관급 등으로 수시로 바뀌어왔다.
 
미국·캐나다·호주 등 주요 선진국은 보훈 관련 업무를 ‘부’로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보훈은 호국 외에 독립·민주를 포함하는 등 군인 중심의 외국(제대군인부)보다 더 큰 역할을 수행함에도 부가 아닌 ‘처’로 운영돼 비교돼 왔다.
 
보훈처장은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발언할 수는 있지만 국무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심의·의결권이 없다. 보훈부 장관은 국무위원 자격으로 법률안이나 대통령령 등을 국무회의에 제출할 권한이 생긴다. 보훈부가 되면 자체 보훈부령 발령권을 갖게 된다. 발령권을 갖게 되면 국가유공자나 일반 제대군인 지원 시 지자체를 통한 협조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초대 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박 처장을 지명했다. 보훈처는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다음 달 5일 보훈부로 승격된다. 박 처장은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정식 임명된다.
 
박 처장은 “초대 보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무척 영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박 처장은 “보훈은 국민통합과 국가정체성을 확립하는 마중물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어가는 국가의 핵심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라는 윤 정부의 국정과제를 책임 있게 완수하라는 엄중한 소명으로 받들겠다”고 말했다.
 

6·25전쟁 정전 및 한·미동맹 70주년 계기 한.미 우호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1일(현지시간) 뉴욕시 한 식당에서 로버트 홀든 시의원 및 주요내빈과 오찬 후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국가보훈처]

 
미국·영국·이스라엘 등 찾아 보훈 외교 행보
박 처장은 ‘보훈 외교’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국을 방문했다. 박 처장은 이달 1일(현지시간)에는 미주 독립운동의 대표적 장소인 뉴욕한인교회를 방문하고 한국 정부 지원으로 진행 중인 ‘독립운동전시관’ 조성 현장을 점검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 역의 실존 인물인 황기환 지사가 교인으로 활동한 교회이자, 지난달 황 지사의 유해 봉환에 크게 기여한 곳이기도 하다. 박 처장은 황 지사 유해 봉환에 협조한 뉴욕시의원과 뉴욕시 공무원을 한 식당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고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어 4월 29일(현지시간)에는 미국 필라델피아 리틀극장을 찾아 대형 태극기를 들고 ‘제1차 한인회의’를 재현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1919년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제1차 한인회의는 국내에서 일어난 3·1운동 소식이 미주지역까지 퍼지자, 서재필·이승만·정한경 등 한인 지도자들이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개최한 결의 행사다. ‘미국에서의 3·1운동’으로 불린다.
 
같은 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위치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에서 박 처장은 고(故) 루터 스토리 상병 유족에게 경남 창녕의 유골 발굴 지역 흙과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사진 액자를 전달하기도 했다.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에서 혼자 전방에 남아 중대 철수 작전을 엄호하다가 전사했다. 이런 전공으로 스토리 상병의 부친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이 수여됐다.
 
박 처장은 지난 2월 올해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보훈을 통한 국제교류·협력과 서울 용산호국공원 조성계획에 참고하기 위한 해외 시설 조사를 위해 영국과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박 처장은 “영·이스라엘 양국의 국가기념관과 추모시설 등 해외 선진사례 조사를 통해 얻은 유의미한 결과를 서울 용산공원에 조성될 호국보훈공원 계획에 잘 반영해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4일(현지시간) 런던 한식당에서 토마스 오웬 베델 손자 내외 2명을 만나 위문하고 2022년 우정사업본부에서 발행한 베델 기념우표집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국가보훈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