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재무 "부채한도 인상 실패하면 재앙…달러 입지도 흔들릴 것"

2023-05-09 11:01
국채 폭락으로 인한 파급 우려 목소리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 [사진=AFP·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와 관련해 연달아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이번에는 "부채 한도 인상에 실패하면 재앙이 될 것"이라며 부채 한도 인상 타결을 촉구했다.

옐런 장관은 8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부채 한도 인상 실패는 재정적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연방정부는) 청구서를 내기 위해 지출 금액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사회복지 대상자부터 참전 용사까지 정부 복지에 의존하는 사람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의 이같은 경고는 부채 한도 대응 시기가 다가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이 31조 4000억 달러의 부채한도를 모두 소진한 뒤 재무부의 특별조치로 협상 시간을 벌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당초 백악관과 금융 시장은 이르면 7월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가능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4월 세수가 예상을 밑돌면서 6월 초 디폴트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옐런 장관은 전날 A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6월 초에 현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빠르면 6월 1일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여전히 변수가 존재하고 새로운 변화가 있으면 의회에 알릴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것이 최선이다"라며 특별조치로 인한 자금 소진 가능성을 경고했다. 

백악관과 공화당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가운데 자금이 소진된다면 금융 시장은 큰 충격에 빠진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자금 조달 시장도 문을 닫을 것"이라고 전했다. 디폴트가 발생하면 국채 가격이 폭락하면서 은행이 위기에 빠지고 자금 경색이 심화된다는 분석이다.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면 달러의 기축통화로서 입지도 위협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옐런 장관도 이날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가 미국의 부채 한도 상향 조정에 실패 미국의 신용 등급을 떨어뜨리고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곧 기축 통화로서 달러 사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안전 자산으로 여겨진다. 부채 한도를 높이지 못하면 달러가 위기에 처할 것이다"라며 "그게 제일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9일 백악관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겸 공화당 원내대표 ,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과 부채 한도 상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