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중학교에서 급식을 먹은 같은 반 학생 8명이 복통을 호소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알고 보니 동급생이 급식에 고의로 변비약을 탄 것으로 밝혀져 학생들끼리 맞고소하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17일 A군 등 고등학생 두명을 상해 혐의로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했다. 지난 1월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A군 등은 반 친구들이 먹을 급식 떡볶이에 변비약 30알을 가루 내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급식을 먹은 피해 학생들은 복통을 호소했고 떡볶이에서 초록색 알갱이가 발견됐다. CC(폐쇄회로)TV 확인 결과 A군 등이 교실 앞 복도에 놓인 급식용 음식에 이물질을 넣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울러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졸업식날 설사 이벤트를 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졸업식날 가해 학생이 공개 사과하도록 조치했지만 피해 학생들은 '사과에 진정성이 없었다'며 이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A군 등은 지난해 12월 반 친구들에게 컵을 깼다는 의심을 받아 억울해서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편 가해 학생들은 "공개 사과 도중 급식 피해 학생들이 교탁을 밀어 손가락을 다쳤다", "자신들을 단체 채팅방에서 모욕했다"며 역으로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학생들 간 맞소송전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중학교 측은 아이들이 모두 졸업했고 담임교사도 학교를 옮겨 조사할 권한이 없다고 입장을 냈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고등학교 진학 전에는 사건이 발생했던 중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법으로 조사와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