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갑시다" 상생 강조하는 금융권…각양각색 ESG 전략

2023-05-06 09:00

금융권이 ESG(환경·사회·투명경영)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도 각양각색 ESG 전략을 통해 금융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은 대출상품 금리를 낮추고 취약계층 이자를 감면해주는 등 상생금융 활동 외에도 다각적으로 ESG를 강화하고 있다. 그룹을 총괄하는 지주사를 필두로 주력 계열사인 은행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과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KB금융 “세상을 바꾸는 금융”

KB국민은행이 조성한 ‘KB작은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KB금융그룹은 기업 활동 전반에 ESG를 적용해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실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웠다. KB금융 대표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대표적인 ESG 프로젝트는 ‘KB작은도서관’이다. 책을 접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문화나눔 활동을 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KB작은도서관은 올해 전국 8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KB금융은 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 협력하에 탄소중립 추진전략과 꿀벌 살리기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또 계층·성별 다양성 확대를 목표로 2027년까지의 중장기 추진전략 ‘KB 다이버시티(Diversity) 2027’을 수립했다.

다각적인 노력의 결과 KB금융은 기업 지배구조, 친환경 금융, 고객 정보보호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실시한 ‘2022년 MSCI ESG 평가’에서는 국내 금융사 최초로 최상위 등급인 ‘AAA’를 받기도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모든 임직원이 ESG에 힘을 모아 실천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앞으로도 ESG 실천을 통해 전 세계가 ‘더 나은 세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멋진 세상을 향한 올바른 실천”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지난 3월 향후 5년 동안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금융그룹은 ‘멋진 세상을 향한 올바른 실천(Do the Right Thing for a Wonderful World)’을 ESG 슬로건으로 삼고 그룹 탄소중립, 친환경 금융지원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대표적인 활동이 지난 3월 말 경기 용인시에 있는 그룹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신한 디지털 RE100’을 선언한 것이다. 이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탄소배출도 크게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RE100 전략을 통해 그룹 전체가 배출하는 탄소의 20%에 해당하는 2만t을 감축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4일에는 ‘에너지에 진심인 신한금융’ 추진을 선언하고 △친환경 에너지 사용 △에너지 절약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등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9월까지 전기, 휘발유, 종이 등 일상생활 속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신한 아껴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도 기존의 ‘동행 프로젝트’를 계승한 ‘ESG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회적기업 피플앤컴과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교육 지원, 재활용 PC 기증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 “내일을 위한 큰 걸음”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가운데)이 경기 성남시 하나은행 야탑역금융센터에 마련된 제1호 ‘하나 맘케어 센터’에서 은행의 예비 부모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의 ESG 중장기 비전은 ‘내일을 위한 큰 걸음(Big Step For Tomorrow)’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올해에는 ‘하나 인생여정 프로젝트’를 통해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지원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하나은행은 지난달 다자녀 우대금융상품을 출시했다. 두 명 이상의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를 위한 금융 신상품 ‘하나 아이키움 적금’과 안정적인 주거 지원을 위한 ‘다자녀가구 대출금리 감면’ 등이 핵심이다. 하나카드도 난임 진료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덜기 위해 병원·약국에 더해 제휴 여행 서비스나 여가 생활 관련 가맹점을 이용할 때도 결제금액의 최대 10% 할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이어 지난달 영유아 전용 수유실과 임산부 휴게실 ‘제1호 하나 맘케어 센터’를 경기 성남시 하나은행 야탑역금융센터에 개소했다. 하나 맘케어 센터는 유모차보관소, 임산부 휴식과 영유아 수유를 위한 공간, 이유식존, 기저귀갈이존, 오픈주방 등으로 구성된다. 하나금융은 그룹 관계사의 공간을 활용해 조성한 하나 맘케어 센터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이 운영하는 프로축구단 대전하나시티즌을 활용한 ESG 활동도 눈길을 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올해 ‘탄소중립 실천 축구 경기’ 시행을 선언하고 매 홈경기를 진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탄소를 측정한 뒤 이를 상쇄하는 활동을 펼 예정이다. 이에 더해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페셜올림픽코리아와 함께 ‘모두의 축구장, 모두의 K리그 시즌3’ 발대식도 열었다. 이를 통해 장애인의 인권 향상과 스포츠 활동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금융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더 나은 세상”

우리금융그룹과 국회기후변화포럼 관계자가 지난 2월 ‘2023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시상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은 오는 2050년까지 그룹 내부 및 자산포트폴리오 상에서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2030년까지 100조원 규모의 ESG 금융을 지원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에 더해 그룹 환경관리시스템 운영, 기후리스크 관리체계 구축 등 녹색경영을 강화한 우리금융은 최근 국회기후변화포럼이 주관한 ‘2023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시상식에서 정무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노후 PC를 재활용해 디지털 소외계층에 무상으로 보급하는 사업에 나섰다. 이를 위해 노후 전산장비를 기증받아 사용 가능한 부품을 활용해 컴퓨터를 재조립한 뒤 소외계층에 재기부하는 한국장애인IT고용협회와 협업한다. 우리은행은 3년간 5000대가량의 PC를 기부한다는 계획으로, 이 PC들은 저소득층 장애인,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등 정보화 소외계층에 전달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녹색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우리은행은 자원 선순환을 통한 순환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소외계층의 정보화 불평등 해소라는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ESG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