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금리인상 사이클 '마무리 단계'···불확실성은 상존"

2023-05-04 09:25
"향후 통화정책 경로 불확실성 높아···금융시장 변동성 클 수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은행본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은행이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 대해 예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다가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내 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는 점 등을 볼 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봤다.

한은은 4일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간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은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5.00~5.25%)했는데, 정책결정문과 기자회견 내용이 다소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됐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추가적인 정책긴축이 적절할 수 있다'는 표현을 삭제했고, 향후 금리인상을 멈출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아울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미국 국채금리 2년물의 경우 0.16%포인트, 10년물은 0.09%포인트 내렸으며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0.7% 빠졌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결정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필요시 더 긴축할 준비가 돼 있고,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위원회의 전망이 맞다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내 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에 대한 연준의 스탠스와 시장기대 간의 괴리가 지속되는 등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면서 "미국 은행 불안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도 상존한다. 앞으로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변화, 금융안정 상황의 전개양상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