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진출한 부국증권, 우려보다 기대되는 이유

2023-05-01 16:00

[자료=각 사 업무·감사보고서, 한국신용평가]


부국증권이 최근 부국캐피탈을 통해 여신업에 진출하며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증권업 불황 속 증권사들이 사업규모를 축소시키는 것과 반대로 신사업에 진출한 과감한 행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국증권은 지난달 27일 부국캐피탈에 현금출자하고, 신규발행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취득규모는 900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6600억원) 대비 13.5% 수준이다. 기존 보유 현금(현금성자산 3096억원)을 통해 전액 현금출자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현금유출은 불가피해보인다. 이에 지난해 말 138.3%를 기록했던 조정유동성비율이 124.2%, 별도기준 순자본비율은 730.9%에서 533.1%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부국캐피탈은 출자승인 및 법인설립(라이선스 획득 예정)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부국증권 100% 자회사가 된다. 이사회 결의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출범 후 인력 규모는 10명 내외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여신성자산과 투자금융 등을 취급할 것으로 보인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사업 초기 출자부담 지속 가능성 등 부국캐피탈의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영업성과 등에 따른 (부국증권의) 재무부담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부국증권 신용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국증권은 타 증권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재무건전성이 뛰어난 편에 속한다. 그간 투자은행(IB)과 자기매매, 운용부문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대출과 우발부채 형태로 취급한 중후순위 브리지론과 물류센터 자산 비중이 높지만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부담이 크지 않고 자본완충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최근 5년(2018~2022년)간 부국증권의 별도기준 자기자본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4494억원 △2019년 4691억원 △2020년 5355억원 △2021년 6268억원 △2022년 666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2018년 349억원(269억원) △2019년 305억원(236억원) △2020년 676억원(514억원) △2021년 923억원(705억원) △2022년 618억원(458억원) 등이다.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값을 업무단위별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눈 영업용순자본 비율(NCR/연결기준)은 40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유동성 비율의 경우 △2018년 119.1% △2019년 129.9% △2020년 135.6% △2021년 149.5% △2022년 154.6%로 양호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업이 불황에 빠지며 일부 증권사는 기존 사업 규모를 축소시키거나 철수하는 등 수익원보다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상황에서 부국증권이 캐피탈 사업으로 진출하게 된 결정은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업황을 고려했을 때 캐피탈사를 통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규모 확대 가능성, 이에 따른 신용위험 증가 우려가 크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경기가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가운데 PF 익스포저가 확대되고, 신용위험 증가 가능성은 회사 재무안정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